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 역량에서 중요한 사항
잘 알다시피, 학생부종합전형은 대학 입시에서 각 대학이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하여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교과 및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다면적·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을 말합니다. 1차 서류 평가와 2차 면접 평가로 크게 나눠 진행합니다. 1차로 끝내는 전형과 1,2차 전형을 모두 다해야 하는 전형 등 학교별로, 전형별로 다릅니다.
최종 결과에는 면접의 영향이 적지 않지만 1차 서류평가를 통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평가요소와 항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앞에서 설명했지만, 입학사정관들이 실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현직 입학사정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학생부에서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 역량 순으로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학업역량에서는 내신성적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내신성적만 보는 건 학생부 교과전형입니다. 학종에서는 내신성적을 평가할 때, 원점수와 석차등급 이외 수강생-표준편차를 주의깊게 봅니다. 그래서 석차등급이 낮더라도 심화학습을 위해 어려운 과목을 차근차근 수강해서 일정한 성과를 계속 내었다면 그 과정 자체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수·영·과 등 주요 과목과 기타 과목 사이에 성적 차가 너무 크다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학업의 기본인 성실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이수 과목 간 성적 차이가 크게 나는 건 피하여야 합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과목별 세특(세부특기사항)입니다. 입사관들은 세특을 통해 탐구 능력을 엿보고자 합니다. 같은 성적이면 당연히 탐구력이 나은 쪽을 선호합니다. 요컨대, 수업에서 시작된 지적호기심-조사를 통한 적용 사례 찾아 설명-그 과정에서 알게 된 개념이나 중요 이론에 대한 고민이 생김-가설을 세워서 추가 연구 또는 노력을 통해 결론 도출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서술이 있다면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성적은 좋은데 수업에 적극적이지 않아 이런 내용이 적다면 교과전형으로 방향을 트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진로 역량에서는 전공(계열)적합성 관점에서 얼마나 관련 과목을 적절히 이수하고, 성과를 잘 내고, 관련 활동도 잘했느냐를 보는 겁니다. 자연계열의 경우 학업역량과 연계 평가가 상대적으로 더 뚜렷합니다. 그래서 심화 학습 주제는 비슷할 수 있지만, 같은 주제라도 접근방식이나 내용이 다르게 해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진정성있게 노력했냐는 겁니다. 지적호기심을 가지고 전공(계열)적합성을 높이기 위한 진심어린 노력을 했다는 인상을 얼마나 주냐가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소인수 과목과 공동교육과정을 적절하게 이수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별 학교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공동교육과정을 안한다고 불이익을 받지는 않습니다.
또, 학교마다 방향이 다르기는 합니다. 일반적으로 카이스트 같은 이공계 전문 대학들은 학업성적의 우수성에 비중이 더 크게 둡니다. 반면에 서울대 공대는 상대적으로 학업성적도 중요하지만 융합형 인재상에 맞게 탐구역량을 높게 평가합니다. 또, 진로 관련 활동이 많거나 진로 관련 과목 성적이 좋으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의약대, 한의대 같은 분야의 경우 창체에서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진로 탐구 역량을 높게 보는 전형으로는 대표적으로 한양대 학종과 중앙대 탐구형이 있습니다. 특히 한양대 학종은 횡단평가라는 방식으로 학업역량과 연계된 진로역량에 대해 다각도로 여러 요소를 반영합니다. 내신 1.0 받는 학생도 관련 활동이 매우 미흡해서 결론적으로, 진로 역량의 판단은 내신성적, 활동, 탐구과정의 균형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공동체 역량은 이전에는 인성 평가를 앞세우기는 했으나 인성 평가는 쉽지 않기 때문에 리더십과 협업 능력 위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공동체 역량은 활동의 구체성이 중요합니다. 임원 활동한 것만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는 않습니다. 그 활동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서술되어야 합니다. 협업과 규칙준수를 판단할 때도 결석과 지각 항목과 연계해서 평가됩니다. 결석이나 지각이 많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공동체 역량이 매우 뛰어나다고 해서 학업역량과 진로역량을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평가 비율 자체도 대부분 20%정도일 뿐만 아니라 다른 역량에 대한 보조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