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너무 귀여워!
나라에서 법으로 정해준 한 달이라는 시간.
누군가에겐 회사에 출근해 길면 길 시간이고, 집에서 누워있기만 하는 나에게 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시간.
오후에 일어나 있지 않은 아이를 위해 새어 나오던 모유를 말리기 위해 식혜를 한 모금 마시고,
단유에 도움이 된다는 양배추 크림을 바르고, 시간을 때우다 보면 어느새 오후 여섯 시가 돼버린다.
어젠 오빠가 저녁에 퇴근하고 나에게 밖으로 나가 햇빛을 좀 쐬라며 잔소리를 했다.
비타민D가 문제가 있으리라 짐작하는 남편의 말을 듣고 있으려니, 햇빛이 뭔 소용이냐 타박해본다.
아니지, 잔소리하는 남편의 말속에는 혹여나 내가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고 오후에 느지막이 일어나 언젠간 항상 울음에 잠겨있을지 모를 걱정 어린 잔소리이다.
오늘도 시간은 가고 저녁이 되고 퇴근하는 남편을 또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늘 시간은 상대적으로 나의 슬픔과는 무관하게 지나가고 있다. 나도 이제 나아가야겠어.
아이고, 아침마다 머리가 안 어지러운 날이 없다. 하혈 후 맞이하는 아침마다 원래 있던 빈혈이 날로 심해진 모양이다.
참, 오늘은 모든 엄마들이 무서워하고 두려워한다는 두 구두 구두구 둥 1차 기형아 검사날이다.
기형아 검사는 대체적으로 1차 2차로 진행된다고 하는데. 이것이 참으로 복잡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터넷엔 하고 많은 글들이 올라와있는데 1차 2차 다했는데 뭐가 안 좋대요 뭐가 안 좋대요 왜 이렇게들 부정적인 글들만 많은지. 왜 힘들 일은 다들 일어나는지 이해가 될 듯 안될듯하며 게시글들은 훍어본다
기형아 검사는 또 피를 뽑는단다.
“엄마, 오늘은 1차 기형아 검사 진행할 거고요. 진료받으시고 검사실에서 진행하실게요.”
“네..”
“아직도 피고임이 많이 보이시네요. 안정 취하시고 누워계셔야 할 텐데... 회사는 꼭 나가셔야 해요?”
말하려는 찰나, 오빠가 먼저 대답한다.
“아뇨! 안 나가도 돼요”
(엥...)
뭐 나 걱정하는 건 알지만, (이게 나만 걱정하는 건 아니고) 나도!! 일해야 하는데!!! 돈 벌어야지 남편아.
검사는 1차 2차 해서 또 이주나 걸린단다.
그저 피 뽑는 기계가 된 것 같기도 한 기분이다.
아아-누가 임신하면 생리가 없다고 하였는가
말한 출처를 알아낸다면 아주 먼지 나게 혼내줄 텐데
하혈 사건(?) 이후 임신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생리 때만큼이나 생리대를 달고 산다.
역시 임신은 케바케인듯하다.
그 와중에 초음파로 본 남편과 나의 주니어는 왜 이렇게 귀여울 일인지! 이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쑥쑥 자라 허벅지가 너무 귀여워 미칠 지경이다.
쪼그만해서 생긴 태명은 나의 “콩알이”
어서어서 자라나자 우리 젤리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