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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pr 15. 2020

생활 최적화 효과

미니멀리즘 라이프 혹은 미니멀 라이프, 심플 라이프의 효시는 미국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로 보는 견해가 있다. 작품 ‘월든’으로 그는 2년 넘게 호숫가 오두막에서 자급자족한 생활 모습을 보인다. 미니멀리즘을 운동으로 전개하며 대중화 시킨 사람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지지자인 영국 작가 헨리 스티븐스 솔트다. 


미니멀 라이프는 소유 물건을 줄이고 생활을 단순화하면 서서히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고 오히려 ‘삶이 풍요해진다‘라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시간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바빠진다. 이상하다. 산업 혁명으로 100 명의 일을 1대가 해결하는 시대인데? 정보통신 혁명으로 100 시간 걸릴 계산을 단 몇 초에 컴퓨터가 하는데? 인공 지능이 개발되고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면서 나머지 일은 구두로 명령해 처리할 수 있게 될 텐데 왜 사람들은 점점 바빠지기만 하고 생활의 여유를 찾을 수 없을까? 어쩌면 자신을 잊고 마음을 잃고 발전에만 눈을 꽂아 ’더 나은 것‘을 만들고만 있기 때문은 아닐까?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삶의 여백을 찾지 못하고 있지는 않나?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오직 눈앞의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인간에게 중요한 휴식, 함께 할 가족과 친구와 멀어진다. 외로움을 고독이라 하며. 그 때 그 때 필요한 것을 땜질하듯 수급하다 보니 주위는 어질러지고, 어질러진 현실을 목도할 때면 스스로의 삶에 진절머리를 낸다. 더 안타까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발이다. 빠른 속도의 전개, 쉼 없는 움직임은 스스로를 빠르게 소모시키고, 지친 휴일에는 몸이 늘어지고 척추는 비틀리며 ‘난 지금 뭐하고 있나’, ‘난 누구인가’ 라며 깊은 한숨을 쉰다. 결코 뛰어내릴 수 없는 급행열차라고 자신의 삶을 규정한다. 포기한다. 움직이는데 방해가 되면 삶에서 삭제한다. 더 좋지 않은 결과는, ‘내가 악역이 된다’. 


타인을 닦달하고 몰아세우고 필요에 따라 처분한다. 내가 하는 말은 옳다. 이 목표를 다 같이 달성하자는 것 아닌가? 모두 알다시피 결정한 방법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이렇게 마음의 여유를 잃고, 타인의 상황에 귀 기울이지 않고, 바쁘다며 앞으로만 나간다. 예전엔 타인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릇이 마음속에 있었는데, 이제 마음속에 타인을 담을 그릇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불필요하다며 잊은 지 오래다. 퇴근해서 성실하게 일해 지친 몸을 쉬고만 싶다.


최적화의 시작은 빠른 기차도 중간 기착지가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자금을 돌아보고 개선할 방법을 생각할 시간이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어느 금요일 저녁, 혹은 어느 일찍 퇴근하는 날, 그런 날의 1 시간이 나를 돌아볼 계기가 될 수 있다. 


최적화는 천천히 진행하며, ‘천천히’를 체험한다. ‘하루 빨리’ 찾을 여유란 존재하지 않다. 여유는 느긋하게 찾아야 찾을 수 있는 보물이다. 퇴근 시간에 일을 맡기고 다음 날 출근 시간에 결과를 확인하자는 팀장이 진행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오래간 만에, 스스로 진행하는, 내 일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삶의 주인이 ‘자신’임을 확인한다. 지금까지 나의 삶을 주도한 이는, 혹시 게릴라성 호우 같이 일을 내리는 팀장이 아닐까? 맡긴 일에 펑크를 내는 후배는 아닐까? 계속된 야근 후 일이 일찍 끝났는데 ‘전우애’를 앞세워 술로 스트레스를 풀자고 말하는 ‘배려 깊은’ 동료가 아닐까? 이런 타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사고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은 자신이 주도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원인으로 쫓기듯 살아왔지만, 행동으로 옮긴 것은 나의 결정이었음을 깨닫는다.


나의 본질을 이해한다. 나에게 맞는 생활의 행복이 무엇인지 이해한다. 알다시피, 이에 관한 답은 각자 다르다. 


나는 AA 기업을 원해 구성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 기업에서 성공하는 것이 내가 바라는 행복한 삶이다.

나는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하고 다복하게 오래 살고 싶다. 일은 이러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을 주면 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일도 하고 함께 즐기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어려운 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고 성과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자, 자신의 생활 행복은 무엇인가? 이는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이를 새롭게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다. 생활 행복 이해가 주는 이점은, 삶과 생활이 나에게 ‘딱 맞아’ 내가 ‘행복을 감각’하는 것이다. 생활 행복을 중심에 놓으면, 일상의 동선과 필요 도구를 최적화할 수 있다. 


최적화 실현 과정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생활 최적화를 위해 나만의 행복을 이해했다면 일상의 동선을 검토하고 최적화한다. 행복을 얻는데 운동이 필요할 경우, 운동을 언제 어디서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지 생각한다. 운동을 퇴근길에 하는 것이 최적이라면 운동 장소는 직장 근처일 것이다. 출근길이 최적이라면 활동 동선을 그렇게 조정한다. 이를 통해 매일 저녁 식사 후 2 시간의 여유 시간을 마련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조리 실력으로는 건강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없다면 외식 중심으로 예산과 식당을 잡는다. 나중에라도 직접 조리를 하고 싶다면 주말에 조리 강습을 동선에 넣을 수 있겠다. 이 과정에서 보유 조리 도구도 정리해 여유 있는 주방에서 조리할 수 있을 것이다.


대인 관계가 행복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면 필요한 활동을 정리한다. 모임 드레스 코드가 자유롭다면 보유 의상을 줄일 기회가 생긴다. 활동에 장비가 필요하다면 필수 장비와 가변 장비를 구분한다. 가변 장비는 현장에서 빌려 쓰고 이를 통해 소유 장비를 줄일 수 있다.


독서를 좋아하지만 구입 서적을 두 번 이상 읽지 않는다면, 두 번 이상 읽는 책을 제외하고 모두 중고 시장에 판매한다. 그리고 인근 공공 도서관을 새로운 책꽂이로 지명할 수 있다. 모니터를 통해 책을 읽는데 불편함이 없다면, 정액제 전자책 대여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집에는 반복해서 보는 책만 남아 있고 책꽂이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여 여백으로 만드는 등 공간 활용이 가능해진다. 음악 디스크나 영화 DVD 역시 오프라인으로 반복해서 감상하는 작품만 남기고 스트리밍으로 전환할 수 있다. TV 대신 프로젝터를 선택할 경우 고정 영역을 차지하는 TV를 제거하고 영상을 볼 때만 펴는 스크린이 공간을 비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이 행복을 이해하고 활동을 점검하여 최적화 하고, 필요 장비와 도구를 정리하면, 생활 최적화에 도달할 수 있다. 최적화는 지속적 개선이 생명이다. 피드백 feedback을 활용한다. 정기적으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피드백은 최적의 라이프를 구현하는 필수 과정이다.


기존의 미니멀리즘 책에 본질에 집중하라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 않더라도, 신발을 줄이고 옷을 줄이고 그릇을 줄일 때 자신의 본질을 떠올린다. ‘나아지려는 활동의 시작은 자신의 본질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질을 벗어나면 최소화의 요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이는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다. 본질에 따라 방법은 천변만화하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 억지 춘향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그래서 지금의 내 모습이 나의 본질은 아니라고 말할 사람도 있다. 그래서 진정한 내 일을 찾은 후에 본질 정하고 삶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즉, 이상적인 환경이 되면 개선을 시작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방법이다. 단계적 방법이라 하겠다. 그러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달성하기 쉬운 일부터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적화된 생활은 나에게 딱 맞고 잘 어울리는 옷과 같아 자신을 향상시킨다. 고양감이 느껴진다. 작은 달성이 만족을 전하고 다음 과제를 수행할 힘이 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도 있다. 이를 지루하게 여기지 말자. 어쩌면 최적화가 주는 이점이 결과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하는 과정 자체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얻으려는 충실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고 있는 ‘당신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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