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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pr 15. 2020

철학적 자기 고찰의 필요성

이 장 章은 생활 최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철학을 이야기할 영역이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생활 최적화라는 생활 실용 주제에서 철학적 접근이라니. 이런 생각이 나올 정도로 우리는 철학을 모르고 살지 않나 싶다. 철학은 ‘곰곰이 차분히 꼼꼼하게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하는 행동’일 뿐이다. 소크라테스가 누구고 플라톤이 무슨 말을 남겼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떤 분야를 연구했는지는 철학이라는 꼼꼼한 행위와 무관하다. 우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차분히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이 장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


이렇게 찾는 나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정의하자면, ‘그것을 빼면 더 이상 그것이 아닌 것’ 혹은 ‘그것의 불변하는 동일성(identity)’이라 말할 수 있다. 당신의 본질이란 당신의 본질을 빼면 더 이상 당신이 아닌 것 혹은 당신의 불변하는 동일성이 바로 당신의 본질이다. 당신에게서 무엇을 빼면 당신이 아닌 것인가? 당신의 변하지 않는 동일성은 무엇인가? 동일성은 자기 동일성(self-identity)라 할 수 있고 이는 헤켈이 말한 용어이다. 즉, 시간과 장소가 변하더라도 자신에게 변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쓰면서 필자 스스로를 대입하고 있지만 필자 역시 찾지 못했다. 그럼 방법을 바꾸어 보자. 최근 철학에서는 인간의 본질이 정신적 실체에 있다고 한다. 정신적 실체란 당신의 생각, 의식, 행동, 관계와 같은 현상을 통해 나타나는 기체이다. 여기서 유추해보면, 당신의 생각, 의식, 행동, 관계의 현상에서 시간 장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당신의 본질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자문해 보자.


○ 나는 요즘 접하는 외부 사건 및 대상에 대해 주로 어떤 생각을 하지?

○ 나는 요즘 접하는 외부 사건 및 대상에 대해 주로 무엇을 의식하지?

○ 나는 요즘 접하는 외부 사건 및 대상에 대해 주로 어떤 행동을 하지?

○ 나는 요즘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로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지?


이러한 것들을 살펴봄으로써 자신의 본질을 서서히 파악하게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최적화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그리고 평소에도 자문해 보아야 할 자기 고찰이다.


이러한 자기 고찰에 기초하여 나에게 맞는 생활을 생각해 보자. 새로운 미니멀리즘인 생활 최적화 생각(Optimizm)은 ‘나에게 적합한 생활 방식을 스스로 수립하는 일’이다. 이 문장을 분해해 보자.


▶ ‘나’

무엇인가 최적화하려면, 그 ‘무엇’을 알아야 한다. 속속들이, 중첩 없이, 누락 없이 살펴보는 것이 핵심이다. 나에 대해 가능한 많은 일을 상기하고 기호를 파악하며 행복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기억해 낸다. 이것이 키워드 ‘나’에 해당되는 철학이다. 위에서 작성한 내용을 살펴보자.


▶ ‘적합’

‘나’를 이해해가면 자연스럽게 나에게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적합하다 상기한 것 중 시의성 時宜性이 있는 일도 있을 것이다. 즉, 나를 행복하게 하는데 지금은 유효하지 않은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은 거르고 지금도 나를 미소 짓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을 상기한다.


▶ ‘생활 방식’

어떤 생활 방식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철학한다. 지금까지 행복한 적이 한 순간도 없다면, 천연의 미소를 지은 지 한 순간도 없다면 굳이 기억할 필요 없다. 원하는 바 LIKE(주위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좋아하는 감정)의 대상은 있을 것이다. 막연하면 자신이 항상 휴대하는 물건을 모두 책상 위에 꺼낸다. 그 중 만족을 주는 물건을 선별한다. 그 물건과 관련된 일을 떠올린다. 이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나에게 맞는 일을 노드 node와 연결선으로 그려 본다. 이것이 동선이다. 


잠에서 깨어 하루를 시작할 때부터 다시 수면에 들 때까지 활동을 적고 각각을 테두리로 두른다. 테두리 안에 시작 시간과 완료 시간을 적는다. 1주일 단위 특정 요일에만 하는 활동이라면 해당 요일도 표시한다.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이 활동에 대한 자신이 이해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기술한다. 이 활동을 하는 이유도 함께 기술한다. 활동의 진행 순서 혹은 방법을 기술한다. 필요한 도구, 장비, 자원(인적 자원 포함)을 표시한다. 이렇게 정리된 각 활동을 발생순서 sequence에 맞게 선으로 연결한다. 이것이 동선이다. 


주의할 점은 ‘내가 되고 싶은 이상적인 인간상의 활동’이 아니라 ‘지금 나의 활동’을 정리한다. 나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찾기 위해서다. 내가 가지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은 개선 후 획득할 결과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생활 최적화는 생활방식으로 국한한다. 서두에서 진지하게 철학적 자기 고찰을 권하는 이유는 그 ‘생활’과 ‘방식’이 바로 ‘나이므로 비롯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논할 생활 최적화 설계는 ‘나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상적인 모델을 생각하고 나를 그 틀에 맞추는 행위가 아니다. 내가 행복하게 되는, 충실감을 느끼는, 만족스러울 생활 방식을 이제부터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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