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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May 23. 2023

사실 제대로 된 결과를 바란다

익숙한 속도보다 느리게 II

설거지를 할 때 손의 속도를 낮추면 잘 닦지 않은 곳이 눈에 들어온다. 설거지가 꼼꼼해진다.


머리를 감을 때 평소 익숙한 속도보다 느리게 움직이면 놓친 부분이 느껴진다.


커피를 그라인딩 할 때, 손잡이를 천천히 돌리면 마찰력을 줄이고(사실 그렇게 크진 않다), 원두 전체가 부서지는 모습을 구경하고, 그라인드 된 입자 크기가 균일(순수하게 느낌일 뿐이다)하다.


청소할 때도 평소 손 속도를 줄이면 놓치는 부분이 줄어든다.


타이핑 속도 역시 마찬가지다. 생각의 속도에 맞춘다고 생각하면 정확한 이해다. 초안을 작성해 두었고, 보면서 타이핑을 치더라도, 초안을 문장 단위로 검토할 시간이 생길 것이다. 신기하다. 보다 나은 결과를 낳는다.


커피 혹은 차를 마실 때, 입에 머금는 양을 줄이고, 입에서 머무는 시간을 연장한다. 혀를 움직인다. 혀의 위치에 따라 강하게 느끼는 맛이 있다. 와인의 경우도, 에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음미 吟味를 시작할 수 있다.


책을 읽을 때, 읽는 속도를 줄인다기보다, 쉼표 여부와 무관하게 한 문장을 내 호흡으로 끊어 읽으면, 여러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 이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구나.'

'이 문장은 어떤 의미를 전하려는 문장일까?'


이해하며 읽는 독서, 이해한 바대로 적는 감상문, 다시 읽고 싶은 문장의 수집 등 단 10분이라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빨리빨리에 익숙해 있다. 결과를 빨리 산출하는 것에 가치를 둔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제대로 된 결과'를 기다린다. 바라마지 않는다.


익숙한 속도를 늦추고, 그 속도에 익숙해지면, 속도는 빨라지고 제대로 된 결과를 낳는다.

가장 현실적이고, 효력 있는 자기 계발 방법이다.


#일상의속도 #자기계발 #속도 #제대로된결과


** 전편 읽기: https://brunch.co.kr/@michaelbae/852


*사진: Gabriel's Ob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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