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클린징 워터처럼
아침에 6시경 눈을 뜨면 난 대충 옷을 챙겨입고 아침 헬스 또는 요가를 하러 일어나려고 한다.
올 겨울 접어들면서 새롭게 시작한 운동을 일주일동안 아침에 겨우 한번 저녁에 바쁜 연말 일정을 피해 일주일에 합쳐서 3번은 간 거 같네.
큰 마음 먹고 PT까지 끊어서 열심의 마음을 가졌지만, 외려 대충 하는 운동덕분에 실상 배는 더 고프고
일주일이 지났겄만 겨우 물기만 빠진 1키로 안팍의 변화, 참 내 어쩌면 좋으려나.
그래도 운동 후 샤워를 하게 되면서 하지 않게 된 습관이 있다.
귀가 후 바로 샤워를 하기보다 지친몸을 소파나 침대에 널부러지기도 하고
뜨끈한 맨 바닥에서 몸을 좀 녹이느라 늘 게으르게 밍기적 거리는 것이 있다.
사전 클린징.
여자분들은 거의 다 아는 거지만 세수를 하기 전에 미리 클린징 제품으로 메이컵을 지우고
클린징 폼으로 하는 이중세안이 이즘은 일반적인데 늘 피곤하고 귀챦다는 이유로
대충 샤워 하면서 폼 클린징으로 세안하고는 대충 스킨으로 정리만 하고 쓰러져 자곤한다.
그러던 내가 근 몇 달 동난 사전 클린징을 할 수 있었다. 이유는?
나의 배우자인 서방님 때문이다. 왜?
늘 그렇게 널부러져 있는 내 얼굴을 걱정?한 나머지 본인이 직접 왕림하셔서
나의 얼굴에 클린징워터를 하사하셨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힘차게도 구석구석 놓치지 않고 슥슥 클린징워터질을 해주었다.
첨엔 힘 조절을 실패해서 아프기도 하고 미세한 구석엔 잔여물이 남아있기도 했지만
한 한달을 그리 하고 나더니 이젠 전문가 수준이 되었다.
그래서 인지 나의 피부까지 좋아진듯한 착각도 할 정도가 되었다.
그의 손 힘이 내 얼굴에 남아있는 메이크업 잔여물과 노폐물과 각질까지 처리해 준 느낌.
첨엔 장난처럼 느껴지고 재미있기도 해서 그냥 두었는데
그 날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그런 서비스를 해주는 그의 정성에 살짝 감동도 했지만
슬슬 미안해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까지 나를 챙기고 사랑해주는 그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정신이 들었다.
그는 나의 얼굴의 노폐물을 지워준 게 아니라
내 맘의 상처를 어루만져 준거라고,
직장이나 모임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맘 같지 않거나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 상처 받은 나의 속가슴을
클린징워터로 닦아 내주는 거 같은 그런 느낌.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말이다.
심지어 그는 체면과 명예를 매우 중요시 하는 범생에 보수성 짙은 안동 임씨인데 말야. ㅎ
그는 그렇게 나에게 힐링남편이 되었다.
이즘은 헬스장 출입으로 그런 시간이 없어졌지만, 언제나 내 편이라는 그.
그것을 또 몸소 실천하는 그를 보며, 참 감사하다.
세상에서 조금 억울하거나 서운한 일들도 그로인해 상쇄 시키는게 맞는거 같다는 위로.
위로가 되는 나의 소중한 내 인생의 힐링남.
그는 내게 있어 클린징워터 같은 남자다.
사랑도 클린징워터 처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