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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Jul 18. 2023

기억의 삭제

그리고 휴지통

스트레스가 적당해야 균형잡힌 삶이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으면 삶이 무기력해지기 때문이다. 한편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문득 적당한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진다. 오래 살아야겠기에.


오늘 한 문자를 받고 몸에서 열이 나면서 혈압이 상승하는 느낌을 받았다. 내 잘못도 있었지만 문자 내용은 좀 예의가 없어보였다.     


해결을 한 후 가능한 빨리 처리하려고 문자를 삭제하여 휴지통으로 보냈다. 불쾌한 감정을 기억에서 지우고 다시 평온한 마음상태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었다.      


가끔 인간의 기억이란 게 컴퓨터와 비슷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잊고 싶은 기억 파일은 가차없이 지워서 휴지통으로 보내고 싶다. 최근에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팽팽한 신경줄과 기억이 서서히 느슨해지는 것 같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난 이 기억을 잊겠다.      


누군가를 용서하겠다. 혹은 각자 자기의 삶을 살도록 하자.     


더 이상 이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흘려보내리라.     


이만하면 오늘 하루, 감사하다!     


인간의 뇌는 끝없이 개발이 가능하다지만 예상외로 단순하기도 하다. 의도적으로 생각을 멈추고자 하면 또 멈춰진다. 날마다 연습이 필요할 뿐이다.     


핸드폰에 SD 카드가 가득찼다는 메시지가 며칠째 보였다. 컴퓨터에 옮기고 파일 정리를 하면 되겠으나 이런 보관이나 정리하는 걸 그닥 즐기질 않는다. 서비스 센터에 가서 물으니 파일 보관 용량이 거의 찼으니 동영상을 지우는 게 좋겠단다.     


동영상을 하나 하나 지워갔다. 대부분이 수업, 일상의 짧은 순간들이다.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늘 현재에 살고자 한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우리가 온전히 붙잡고 있는 건 현재, 이 순간뿐이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건 SNS라도 가끔 남겨 놓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나중에라도 가끔씩 찾아 볼 수 있도록.      


하지만 과거는 과거에 머물러 있을 것이고 난 늘 이 현재를 살아갈 것이니 보내주기로 했다. 이처럼 안 좋은 기억을 바로 삭제하여 휴지통에 버리는 걸로 과도한 스트레스는 조금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비우는 삶을 살고 싶다.

비와 함께 모두 씻겨서 흘러가라.

망각의 세상으로    

  


비가 많이 오는 데 글을 써 보는 게 어떠신가요? ㅎㅎ

 

안녕하세요.

포레스트 웨일입니다.

포레스트 웨일 공동 작가

<비가 오고 있네요> 모집 중입니다.

주제는 '비'입니다.

기간은 7월 25일 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p/CuVyj3dvZpS/?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id=MzRlODBiNWFlZA==

자세한 내용은 인스타그램 참조해 주시면 됩니다.

수제비는 내 몸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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