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통증이 느껴졌기에 외과에 먼저 가기로 했다. 발등이 접질리면서 이따금씩 아파서 여행을 가기전에 치료를 받아야겠다.
엑스 레이를 찍었으나 뼈에 이상은 없고 인대가 늘어난 것 같다고 하셨다.
물리 치료를 받을 시간이 없다고 하니 파스 효과가 있다는 붕대를 감아주셨다. 염증 치료제를 받고 귀가.
이석증도 자면서 머리를 돌릴 때 또 나타났다. '휴우, 이비인후과도 가야 겠구먼.'놀러갈 만반의 준비를 마쳐야겠기에 집 주변의 이비인 후과를 검색했다.
'병원 순례를 마쳐야 여행을 갈 수 있다니.'기가 찬다.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다. 동네 병원에 가면 치료도 금방이고 진료비조차 저렴한 편이다.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에 감탄하는 현실.
미국인들은 개인 의료 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인당 20~30만원 정도 보험비를 낸다고 한다. 그마저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서 어마무시한 진료비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의료보험비 안 내고 이용하는 법을 공유한다는 뉴스가 나오는 걸보기도 했다.
의사 선생님은 분노 주름이 깊게 패인 찌푸린 얼굴이었지만 설명은 또 엄청 길게 하시는 분이었다. 내가 묻는 말에 바로 답하지 않는다고 호통을 쳤다. 어이가 없어서 허허 웃을 수밖에.
"이석증으로 전에 판정을 받았어요? 어지럼증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뇌에 이상이 있거나 귀 안쪽 깊숙한 곳에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이석증은 반복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48시간 동안 가만히 누워서 머리를 고정시키고핸드폰도 하지 말고 눈을 감고 계셔야 해요. 블라블라."
"네." 약간 멍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참으로 극단적인 분이네. 죽은 것도 아니고 48시간 동안 꼼짝 안하고 눈을 감고 있는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여행으로 수업도 일주일을 빠지는 상황에 이틀동안 누워있기란 불가한 일이나 노력은 해보겠소'
하지만 빠른 진료에다가 약값도 저렴한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