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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Aug 02. 2023

접촉 사고

....

마트에서 주차를 하는 중이었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가기 위해서 좌회전을 했는 데 마침 오른쪽에서 직진하던 차와 부딪치고 말았다.


고는 순식간에 벌어진다. 정신을 리고 보니 이미 오른쪽에서 던 차와 충돌한 상태였다. 몇 초 사이에 벌어진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사고. 나중에 블랙박스를 보니 엄청 당황하는 내 목소리가 들렸다.


차에서 내린 아저씨는


"직진 차량이 우선인 건 아시죠?"라고 한마디 했다.


그건 그러하나 동시에 들어선 것 같은데.


내 차를 훑어보니 차체 오른쪽이 상당히 파손되어 들어가 있었다. 상대방의 를 보니 긁힌 자국이 있으나 멀쩡한 편이다.


"죄송합니다. 차를 못 봤네요."


날씨도 더운 데 이런 란한 사고에 직면하게 된 것에 관해 사과를 했다. 보험으로 처리하자고 하고 사진 찍은 후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자리를 떴다.


후덥지근한 주차장에서 입씨름을 해봐야 좋을 것이 없을 것이니. 


여유로운 오후 시간에 카페에 들러서 아아를 한 잔 하고 책 읽고 글 쓰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보험 접수를 하면서 아아를 한잔 원샷 하긴 했으나. 


정비소에 들러서 물어보니 견적이 백만 원은 나올 것이라고 한다. 과실은 오십 대 오십 정도 일거라고 하고. 이 차는 문제가 좀 있어서 이 참에 폐차를 하려고 결심했다.


브레이크에 고장이 있어서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다.  달 전인가 브레이크가 밟히지 않아서 겨우 차를 세웠다. 수리를 했으나 다시 안 좋아지고 있고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므로 이제 보내야 한다.


사고 접수를 했는 데 상대편 차량은 내가 사과를 했다고


'왜 나도 사고 접수를 야 하는가?"


라고 응수를 다고 한다. 접촉 사고가 났을 때  차량이 둘 다 운행 중이면 과실은 반드시 나오는데.   


직진하는 상대방이 더 내 차를 잘 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닌가 싶었다. 내 편에서는 상대 차가  갑자기 돌진해 온 느낌이었구먼. 블랙박스 영상을 찾아봤는데 카메라가 위로 향해 있어서 차량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으아아아.. 이럴럴 ... 수가! 블랙박스를 신경도 쓰지 않고 다니다니.


어차피 폐차할 것이긴 한데. 차량 운행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새 차도 이미 번개처럼 계약을 해버렸다. 이미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었고 왠지 목숨을 부지할 적절한 타이밍이 온 것 같기도 하다.


좀 씁쓸하다.

우리는 왜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된 것인가?

먼저 고개를 숙이면 모든 잘못은 나에게 돌아오는 건가?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더 이기적이고 뻔뻔해지는가?


하지만 원만하게 넘어가고 싶다.

내 차는 이미 요단강을 건너갔으니.

잘 가라 안녕~~~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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