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도쿄의 거리는 서울과 비슷하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과의 소통문제 때문일 것이다.
남편은 일본을 매우 좋아하여서 다른 여행지를 갈 때 경유지로 동경을 자꾸 끼워넣었다.
신혼여행을 갈 때도 굳이 동경을 가자고 해서 오는 길에 들르게 되었다. 동남아와 비슷한 호텔비를 내고 동경의 호텔방에 들어섰을 때 두개의 싱글 베드와 한평 정도의 작은 화장실외에는 발 디딜 공간밖에 없는 것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안그래도 별로 호감 없는 일본이 더 싫어지는 순간이다. 가격 대비 저효율?
남편 덕분에 동경을 두번이나 갔다. 한번은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언제나처럼 느릿느릿 거렸고 호텔 체크 아웃을 늦게 해서 추가금을 내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촉박한데 계속 늑장을 부린다. 이 인간에게는 시간을 가늠하는 능력 하나가 빠진 것 같다. 나는 무척 조바심이 나고 뒤통수라도 한대 때리고 싶었으나 참았다.
게다가 동경의 지하철 노선은 무지막지하게 복잡하다. 겨우겨우 물어서 타기는 했는 데 갑자기 차장 너머로 교외의 시골집들이 나타난다. '이거 원~ 신간센을 탄건가?'
다시 돌아와서 공항으로 부리나케 달렸으나 비행기를 놓치고야 말았다. 나는 화가 폭발할 지경. 다시 추가요금을 내고 다음날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하였다.
이제 하룻밤 숙박할 곳도 정해야 한다. 버스를 타고 나와서 공항 근처의 호텔에 터덜터덜 들어섰다.
그런데 의외로 저렴한 비용에 객실도 깨끗하고 상당히 넓었다. 호텔에서 먹은 저녁도 꽤 맛있었고.
나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고 객실도 팔닥거리며 돌아다녔다. 나란 인간은 건망증이 심히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