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일기] 그대에게

응답하라 1988 7화 시청소감

by 사각사각

오늘 시작 장면에서 저는 지난회에서 보라가 선우의 사랑고백을 받아주었다고 학교 아이들에게 장담했는 데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 보니 보라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네요. 하지만 허우대 멀쩡하고 한없이 다정하고 똑똑한 전교회장 선우인데 아마도 곧 받아줄 것 같습니다. 보라의 대응을 보면 아직까지는 까칠하긴 하지만 전혀 마음이 없는 것 같지 않아요. 비오는 날 자기가 쓰고 온 우산을 내주고 홀연히 돌아서는 남자..반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물론 그것도 남자 나름이지만)

오로라같은 놀라운 사랑이 여러분의 삶에 찾아오시길..

오늘도 정환이의 툴툴거리는 태도와 장난스러운 표정에 몇 번이나 웃음이 터졌습니다. 덕선이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친구들의 성화에 못이겨 불러 내니 기다렸다는 듯 강남까지 쪼르르 온 정환이의 모습 참으로 귀엽네요. (무섭게 생기고 눈 찢어진 애라니) 눈치없이 끼어든 만옥이와 조현이만 없었어도. 덕선이와 정환이는 둘이 다정하게 버스를 타고 돌아오고 정환이가 갑자기 덕선이의 이어폰을 뺏어서 함께 듣는 음악이 바로 'Wham'의 'Last Christmas'입니다. (오늘도 수업시간에 신나게 불렀고 앞으로 이주 동안 가사를 외울 때까지 수업시작 할 때 줄기차게 부를 예정입니다)


노래의 리듬은 밝지만 실제 내용은 작년에 사랑 고백을 했으나 매몰차게 거절당하였고 올해는 다른 사람을 찾겠다 이런 내용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사랑고백을 한 그녀는 같이 있고 여전히 마음이 끌리는 여인입니다. 왠지 덕선이의 현재 상황과 매우 맞아떨어지는 가사네요.


아..오늘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타셨던 신해철님의 '그대에게'라는 노래도 드라마를 보면서 혼자 신나게 따라서 불렀습니다. 언제 들어도 밴드의 강렬한 비트와 신해철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어우러져 집에서도 몇 차례씩 헤드뱅잉을 하고 싶어지는 곡입니다.


저는 다시 업되어서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신해철님의 많은 곡들을 차례로 섭렵하며 마음대로 따라부르다가 평안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중에 반상회에 모여 어린 아이들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눈사람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매우 정겹고 때로는 이들처럼 이웃과 다정하게 삶을 나누며 살아보고도 싶네요.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 때문에 퇴근하고 돌아오면 방콕을 하는 지라 매일은 아니고 한달에 한번 정도만 모임을 갖고 싶습니다. 이웃과 친하게 오고 간다면 가끔 외로운 시간도 한결 줄어들고 엘리베이터에서 어색하게 눈을 피하곤 하는 일상이 한결 더 포근해질 수는 있겠네요.


정환이는 왜 덕선이에게 앙고라 분홍색 장갑을 몰래 사주면서도 사랑고백을 하지 못하는 걸까요? 저는 주변에 결혼에 목마른 미혼 동생들에게 늘 한결같이 주장하는 바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일단 밥 한번 먹으러 만나자고 해라. 그리고 분위기가 로맨스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냥 밥 한번 먹은 걸로 좋은 동료나 선후배나 친구로 정리하면 되죠. 저는 매우 솔직하고 필요할 때는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라 결혼하기 전 과거에 제가 먼저 관심있는 분에게 대시한 적도 몇 번있어요. 물론 대부분 여성들이 좋아하는 분 앞을 알짱대며 먼저 다가가지는 않고 대시를 받도록 계속 어필을 하죠. 인생 뭐 있나요? 살다 보면 우연처럼 자연스럽게 사랑이 이루어 질 때도 있고 때로는 거절당하고 민망함에 몸부림 칠 때도 있는 겁니다.


다만 저는 고백 한번 해보지 못하고 혼자서만 전전긍긍 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때로는 눈빛이나 상황만으로도 진심어린 고백 처럼 전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뜨거운 눈빛을 혼자 끊임 없이 보내도 상대방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내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조용히 무시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사랑을 얻으려면 거절 받을 것을 각오하고 용기있게 한발 다가서야 합니다. 세상 모든 일의 성패가 다 이런 이치가 아닐까요?일단 도전해보아야 결과를 알 수 있는거죠.


자~옆구리 시린 추운 계절입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연인과 함께 알콩달콩 가까운 시내라도 걸어보아야죠.(물론 저는 이제 서울 강남에 나가서 엄청난 사람들의 인파에 밀려다니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십 여년전에는 크리스마스에는 왠지 의무감으로 뮤지컬도 보고 음악 공연도 찾아다니고 강남역 사거리 인파속에서 밀려다니고 했어요. 이제는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내야죠.


용기있는 자가 사랑을 얻습니다. 요즘 세상에 사랑 고백에 남녀 구별이 없죠. 의외로 소심하고 여성성이 강한 부드럽고 세심한 현대의 남성들도 과감하게 사랑고백을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 마음을 담아서 편지 한 통 쓰시고 적극적으로 시간이 괜찮으면 한번 만나자고 제안하세요. 혹시 그 사람도 오랜 시간 홀로 바라보면서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들 추운 겨울 따뜻한 전기장판 같은 연인을 만나서 이 가혹한 계절을 거뜬히 이겨내시길 두손 모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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