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서 넘어지다니 ~

아~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는구나

by 사각사각

아침 6:30분. 거실에서 알람 소리가 앙칼지게 들려온다. 아~충전을 한다고 핸드폰을 거실에 두고 잔 것이다. 밖은 아직도 캄캄하고 전혀 일어날 마음이 없으나 끊임없이 울려대는 알람소리 때문에 무거운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밍기적거리며 거실로 나가 일단 주변에 민폐가 될 수 있는 알람을 끄고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간다. 아직 출근 준비를 하기 전에 여유를 부릴 시간이 30여분 정도는 남는 것이다.


핸드폰을 들고 누워서 하릴 없이 페이스북과 인터넷 기사를 넘겨보다가 일곱시가 다 되어서야 몸을 일으켰다. 언제나처럼 샤워를 시작했다. 샴푸를 하고 머리에 린스를 한 채로 물건 하나를 들고 오려고 욕조 밖으로 다리 하나를 내밀었다.

세상에..비누물이 흘러내린 발바닥은 너무나 미끄러웠다. 소리를 지를 새도 없이 중심을 잃고 욕실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몇초 안에 일어난 일이었고 정신을 차려 보니 욕실 벽에 머리를 부딛친 상태로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온갖 걱정이 머리를 순식간에 스쳐 지나간다. 머리를 벽에 부딛쳤는 데 혹시 뇌진탕이라도 걸리는 게 아닐까? 아~노인이 되어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이런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카펫이라도 깔아두어야지.. 등등.


일어나자마자 팔꿈치며 머리가 욱신거려 새된 소리를 질렸지만 새벽에 잠든 남편은 전혀 기척이 없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통증도 잠잠해지고 별 이상은 없는 듯 하였다. 그러나 사고 라는 것이 늘 이렇듯 순식간에 벌어진다는 사실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몇년 전에 경미한 접촉사고를 당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교차로에서 천천히 좌회전을 하고 있는 데 갑자기 옆 차선에서 파란색 트럭이 내 앞으로 불쑥 들어왔다. 몇초 간의 시간은 마치 느리게 돌린 화면 같이 눈에 들어왔다. '대체 무얼 하는 거지? 트럭의 뒷부분이 내 차 앞으로 가기에는 너무 긴데 곧 내 차에 부딛치게 될텐데.'

머리속에서 이런 생각이 스쳐 간것은 단 몇초 였고 미처 속도를 줄일 새도 없이 트럭은 내 차의 오른쪽을 스치며 밀고 들어왔다. 사고란 이렇든 단 몇초간에 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보듯 일어나나 실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 눈 깜짝 할 새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샤워를 마친후 심각하게 아프지는 않았으나 남편에게 어리광을 부리며 아픔을 호소하였고 그래도 남편은 어슬렁거리며 일어나서 몇마디 걱정의 말을 해주고 벽에 부딛친 머리도 쓰다듬어주었다.

직접 볼수 없는 뒤통수가 멀쩡하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 꽤 세게 부딛쳤는 데도 머리가 워낙 돌처럼 단단하여 무사한가보다며 살짝 농담도 나왔다.


학교에 출근하여 1교시 수업중에는 넘어질 때 충격을 받은 팔꿈치가 아파와서 무의식중에 조금씩 신음이 나왔으나 기말 시험도 끝났고 지난주에 미리 사둔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교실에 설치하느라 들뜬 하루를 보냈다.


집으로 오니 아침의 충격 때문인지 몸살처럼 온몸이 아파온다. 얼른 전기장판을 켜고 일찌감치 침대에 드러누웠다. 사실 월요일은 늘 몸이 나른하고 피곤함이 절정에 이른다.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진다. 늘 조심하는 수밖에는..

지난 월요일의 기억~ 내일은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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