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로 산다.

미니멀한 일

by 사각사각

* 이 글은 수정하여 재발행된 글입니다.


프리랜서란 상당히 산뜻한 어감을 가진 단어이다. 직장 생활에서 이리 저리 치이고 알 수 없는 인간 관계로 골머리를 썩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정규직이나 풀타임의 일은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직장 생활도 전쟁터와 같이 도대체 누구와 왜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싸움에 얽히게 되고 결국은 장렬히 전사하기 직전까지 가는 일이 많다. 타인과 무슨 ‘살’이 끼었는지 평화주의자로서는 참 억울하다. 프리랜서란 얼마나 멋진가? 내가 일하고 싶은 시간에 맞춰서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는 자유로운 삶!


프리랜서의 장점은 무엇일까?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정해진 공간에 여러 사람과 함께 모여 일하는 스트레스를 겪을 일이 없다. 과외 교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주로 만나는 사람은 학생 한 명과 잠시 인사를 나누는 그 학생의 어머니 정도이다. 하루에 서 너명 정도의 학생에게 수업을 하면 어느 정도 수입을 얻을 수 있고 혼자 살아 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그렇다면 한 학생당 1시간 30분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에 5~6시간 정도 노동 시간이면 된다. 그야말로 워라밸!


그렇다고 프리랜서의 삶이 마냥 '꽃길'일 수는 없다. 일 년 정도 프리랜서 강사로 살아보니 수입이 매우 불규칙함을 깨달았다. 시작을 한 지 얼마 안 되어 처음에는 수업을 시작하는 노하우도 부족하였다. 예를 들어 어떤 식으로 처음 학생 상담을 해야 하는 지 잘 몰랐다. 매우 솔직한 편이라 학생에 대해서 학부모님이 듣고 싶지 않은 평가를 한 일도 있었다. 과외는 주로 처음에 방문하여 간단하게 수업이나 테스트를 하고 학부모님 상담을 한 후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처음 교사의 인상이 좋지 않으면 수업 연결이 안 되는 일이 종종 있다. 항상 앞으로의 수업 방향과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상담을 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 점.

작년 한 해는 참으로 인생의 암흑기였다. 알바몬에서 찾은 여러 과외 회사에 모두 이력서를 넣고 ‘숨고’라는 앱에서 개인 과외도 알아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 보았으나 수업 연결이 너무나 힘들었다. 올해 1월 부터는 다행히도 이력서를 뿌려 놓은 회사들에서 과외도 하나씩 연결되고 서서히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꼰대 같은 발언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앞날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암울한 기운에 쌓여 있어도 내일 한 줄기 빛과 같은 과외 문의 전화가 올 수 도 있다! 혹시 코로나와 함께 절망스러운 상황에 빠져 있으시다면 조금 더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왜 생겼겠는가? 희망의 구멍을 비집고 나와 살아남아야 한다!


프리랜서로 살아보니 휴일이 반갑지 않다. 직장인이라면 새로운 첫 달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휴일을 챙겨보고 서로 하하호호 웃으며, 한껏 밝은 기분으로 덕담을 주고 받지 않는가? "이번 달에는 휴일이 언제 이다." 거나 "몇 일 동안이다" 이런 활기찬 대화를 나누면서.


하지만 프리랜서로 살게 되면 일단 휴일이 언제 인지도 잘 확인하지 않게 된다. 거의 집 안에서 혼자 지내기 때문에 매일이 휴일 같고 날짜 개념이 좀 없어진다. 게다가 휴일이 오는 것이 오히려 반갑지 않다. 왜냐면? 강사에게 휴일이란 그 날 시간당 받게 되는 수입이 없어진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월급은 한달 동안의 모든 스트레스 비용을 포함한다던데 프리랜서는 딱 자기가 일한 시간 만큼만 번다고 보면 된다. 휴일은 항상 무급 휴일이다!


그래서 프리랜서는 그야말로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한다. 수업이 들어올 때는 무조건 수업을 해야 한다. 언제 지금 하고 있는 수업이 끝나게 될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항상 새로운 수업과 학생을 만날 준비를 하고 끊임없이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야 할 수도 있다. 과외 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싶지 않다면. 수입이 계속 생기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미래를 위해 저축도 꼬박꼬박 해야 할 것이다.


개인 과외를 찾으려고 ‘숨고’ 라는 앱에 들어가 보면 한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올리면 프로필을 작성한 강사들이 자신의 프로필을 보내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프로필과 함께 시간 당 수업료를 적어 견적을 보낸다. 보통 한 학생당 많으면 7~8명의 강사들이 지원을 한다. 그러니 이 또한 만만한 경쟁률이 아니다. 연결이 극히 안 되다 보니 수업료를 낮출 수 밖에 없고 결론적으로 과외 회사에 수수료를 내는 편이 더 이득일 수도 있다. 하아~ 인생이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연히 연결이 된 학원이나 수강생도 있었고 ‘숨고’에 결재한 비용이 상당하지만 소득이 있었으니 아주 아까운 건 아니다.


그래도 난 프리랜서로 살고 싶다. 나름의 노하우도 차차 쌓여가고 지금의 이 정신적인 ‘자유’를 포기할 수가 없다. 직장생활에서 겪었던 인간 관계의 복잡함과 어려움에서도 살짝 벗어난 것 같다. 왠지 스트레스도 한결 줄어서 기대 수명이 좀 더 늘어난 것 같기도 하고. 내 할 일만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쿵짝쿵짝 잘 하면 된다. 프리랜서들이여 힘내시라!

즐거운 과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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