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부 여학생들은 화장을 열심히 정성 들여합니다. 매일 하다 보니 쌩얼(?)로는 어색해서 도무지 등교를 할 수 없다는 학생도 있습니다. ( 아.. 저도 이해합니다. 저도 나름 외모에 신경 쓰는 스타일이라 쌩얼로는 절대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슬슬 늙어가는 데 얼굴에 생기는 잡티를 일으키는 자외선도 막기 위해서 꼭 화장합니다.)
다 좋은 데 그 화장을 수업 시간에도 해대니 문제이지요. 수업은 들을 생각이 없고 교과서도 어디에 버렸는지 찾을 수가 없고 대신 아주 커다란 화장가방과 꽤 큰 화장대용 거울을 떡하니 책상에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 내내 풀메이크컵을 시작합니다. 화장가방을 달라고 하면 목숨처럼 꼭 붙들고 내놓지 않습니다. 화장품 가격 만만치 않으니 수거할 수 도 없는 노릇이지요.
학교에는 체크리스트라는 것이 있어서 여러 잘못된 사항을 표시하고 통계를 내서 부모님을 소환(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죠^^)하거나 매우 높은 단계가 되면 징계에 들어갑니다. 저는 이 깔끔한 제도를 매우 애용합니다.
아이들과 끝이 없는 말씨름을 하다가는 뒷목 잡고 119에 실려갈 수 있으니까요. 아직 창창한 나이에 억울하게 생을 마감할 수는 없죠.
아.. 참 안타깝습니다. 이제 경우 17살.. 자세히 들여다보면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뽀얀 얼굴이 그리 예쁠 수가 없습니다. 아시죠? 젊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갓 피어난 들꽃처럼 싱싱한 아름다움... 나이가 든 여성에게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되돌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얼굴에 덕지덕지 상당히 나이가 들어 보이고 좀 촌스러운 화장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동양인에게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빛깔의 칼라렌즈를 낍니다. 사실 눈동자를 모두 가리는 칼라렌즈가 저는 전혀 예뻐 보이지 않던데요.
(너 인형?)
어제는 늘 풀메이크컵 화장을 하고 학교도 틈틈이 결석하시는 한 여학생이 오자마자 저에게 ㅇㅇ쭈 하나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전 늘 이것을 구비해 둡니다. 수업시간에 칭찬용으로 하사함)
저는 살짝 짜증스러웠지만 다정하게 하나를 주면서 "오늘 화장 살짝 잘하고 왔네. 참 이쁘다. 딱 그만큼에 해. 내추럴하게."
이렇게 말해주었더니 오늘은 내 속을 완전히 뒤집지는 않고 담요하나를 얌전히 덮고 조용히 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