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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Apr 25. 2021

일요일은 쉬자

일요일 수업 그만

오전에 수업을 하였다. 그리고 오후에도 수업이 하나 있다. 다음주가 중간 고사 기간이라 오후 수업은 월요일 수업을 앞당겨 미리 하는 것이다.


어제 밤에 홍차를 마시고 잤더니 벽에 잠이 깨고 말았다. 홍차에 카페인이 커피보다 많이 들어 있다는게 사실이었을까? 오후 늦게 커피를 마시면 가끔 잠이 잘 안 올때도 있는데 그것도 복불복인 것 같다.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자기 전에 마시면 면증에 좋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라떼를 마시고 바로 잠을 푹 잔 적도 있다. 몸이 극도로 피곤하고 아무 걱정이나 생각이 없으면 누구나 자마자 바로  쓰러져 잘 수 있다.


아뭏든 오전 수업을 하면서도 졸리니 짜증이 또 살짝 고개를 들었다. 아이도 지간히 말을 안 듣고 하여 한 시간 정도 수업을 한 후 고양이와 좀 놀고 아이에게도 자유시간을 주었다. 때려 죽여도 자기가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졸리고 피곤하니 과격한 표현이 절로 나오는구려.


오후 수업을 기다리며 아파트 벤치에 앉아서 다음 수업 시간까지 쉬고 있다. 야트막한 작은 산도 있도 있고 꽃도 만발하고 새소리도 간간히 들리니 쾌적하다. 그늘에 앉아 있으니 시원하고. 편의점에서 마치 소풍을 가는 것처럼 아메리카노와 밥도 사왔다. 배는 안 고프지만 왠지 수업을 하다가 배가 고파질까봐 미리 걱정되어 김밥을 절반 정도 먹었다.


먹는 핑계도 가지가지이지만 이 아이를 두번째 수업 하러 온 이었다. 그 날 따라 수업이 많아서 네 번째 수업을 하려고 녁 8시 30분에 겨우 도착했다.

시간이 빠듯하여 저녁을 못 먹어서 공복 태였는데 정말 말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배가 고파왔다. 염치 불구하고 아직 어색하기만 한 사이인 아이를 다그쳐 먹을 것을 대령하라 하였다. 아이는 진심인지 어이가 없는 듯 쳐다 보더니 모닝빵 하나를 달랑 접시에 가져왔다. 모닝빵을 게눈 감추듯 먹고 또 난데 없이 꾸중과 불평을 시작하였다. 먹는 것에 진심 인편.

"이거 하나를 누구 코에 붙이냐."는 둥 하면서.

아이는 제가 식욕이 없으니 모닝빵 하나면 될 거라 생각했나 본데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았다.


그 이후로 어머님이 접시에 데코레이션을 예쁘게 하여 간식을 매번 갖다주신다. 너무나 송구스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기가 차게 맛있다. 지난번 먹은 토스트는 빵은 쫄깃쫄깃한 감이 끝내주고 빵 사이에 발린 딸기잼까지 금상첨화였다. 평소 딸기잼은 안 좋아하는데 이 은 어디에서 특별히 사온 수제잼이라 하는데 설탕을 넣은 것처럼 마냥 달지도 않고 딸기 본연의 맛이 났다. 거기에 상큼발랄한 청귤 에이드까지. 어느 카페 부럽지 않을 비주얼과 맛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냥 그날 배가 무척 고팠는지도. 

아이는 식욕이 없는 편이라 항상 주는대로 바닥이 보이도록 잘 먹는 나를 구경하며 좀 우스운 듯 하다. 같이 먹자 해도 극구 양하고. 먹고 살아야 겠으니 혼자 싹 비우고 개의치 않는다.

더 열심히 가르치고 없던 미래의 꿈도 찾도록 잘 구슬려보자.


아~ 단 세 시간 수업이라도 정신적으로 부담이 되니 주말에는 좀 쉬자.

대신 다음 주가 중간고사 시험 기간이라 수업을 많이 취소하여 무척 시간이 널널할 것 같다.

어떻게든 놀 궁리를 하니 심히 마음에 위로가 된다. 

오늘도 부럽기만 한 고양이 팔자 ^^
고양이 인간 하나 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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