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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May 20. 2021

아~주차, 주차

그만 듣고 싶다

아침에 단잠을 자고 있었다. 갑자기 전화기가 울려서 무심코 전화를 받았다. 이층 남자였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내 차가 다세대 문 가까이에 주차되어 문을  밖으로 열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번에도 비슷한 일로 전화를 했었다.


나의 명은 이러하다. 이 주택 은 편에도 두 대의 차가 비스듬히 길쪽으로 주차가 되어 있었다. 이 두 주택이 모두 집 앞에 주차장이 제대로 있는 형태가 아니므로 집 앞에 주차를 하면 가운데 도로를 막게 된다. 차는 양쪽에서 들어올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니 최대한 길을 막지 않기 위해서 주택 쪽으로 가까이 주차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집 주택은 문이 안쪽으로 열린다. 그러니 문을 굳이 문을 바깥쪽으로 밀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층 남자는 문은 바깥으로 밀어야 한다고 각한다. 아침에 나오는데 문이 바깥 쪽으로 열리지 않아 짜증이 나셔서 전화를 하셨다한다. 나아참~ 시 문을 발로 차는 것인가?


여기에서 인간이 얼마나 한 가지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는 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침 여덟시도 안  시간에(확인해보니 7시 41분에. 이런 미친 인간이 있나?) 이 남자는 아마 출근을 하려다가 한껏 화가 나서 세상 행복하게 곤히 자고 있는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하아~ 어제 등산을 세 시간 정도 하고 이상하게도 새벽에 두 번 정도 깨었다가 간신히 다시 잠에 들었는데 날벼락 같은 전화를 받고 횡설수설했다.


이층 남자는 나름대로 나를 배려하여 문 앞 공간을 한달 여간 비워두었다고 한다. 갑자기 그 사실을 아주머니는 아느냐 따져 물었다. ('아주머니'라는 단어를 딱히 대체할 말도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몹시 싫어하는 단어이다. 그렇다고 이제와 아가씨 소리를 들을리는 만무하나 아주머니란 단어는 사람들이 입에 올릴 때 전혀 존대말 같지 않은 단어이다. 여사님?) 


하지만 직도 차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으므로 어렴풋이 알긴 아나 이 아침에 자다 말고 일어나서 한껏 격양된 어투로 따지는 남자에게 새삼 고마움을 표시할 수가 없었다. 이 남자는 난데 없는 반말로 혼자 중얼거리며 '배려를 할 필요가 없네.' 어쩌고 하였다. 아~더 이상 말을 섞기 힘든 예의가 없는 인간이다. '그놈의 주차 배려를 했다면 이 아침에 나를 전화로 깨우지 않는 배려는 왜 하지 않는가? (무식한 인간아)' 


자다 깬 와중이었지만 정신줄을 붙잡고 왜 문 앞에 가까이 주차하게 되었는지 조목조목 설명하였다. 남자는 내 차는 소형이기 때문에 길을 막아도 사람들이 반대편 더 큰 차량들을 욕할 것이라고 반박하였다. 정확히는 중소형이다.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중형이든 소형이든 양방향으로 차가 들어오는 도로를 막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은 해야 할 것 아닌가?


아~자다 깨서 무슨 소리를 했는지 가물가물하나 이렇게 내겐 새벽 댓바람같은 아침부터 불쾌함 가득한 통화가 끝이 났다. 아침부터 졸리다.

누구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할 것이고 문은 바깥으로만 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어제 밤 아홉시까지 일하고 왔노라. 이 아저씨인지 총각인지 알고 싶지 않은 이층 남자야.' 

일어나야 할 것인가 다시 억지로 잠을 청해야 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휴우. 

어제의 산행은 즐거웠었지 수많은 송충이떼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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