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차공간은 어디에?

내가 없는데(공) 내 주차 공간이 있겠는가?

by 사각사각

지금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처음 이사 온 한달은 내가 주변 골목 도로에 차를 주차했고 다음 달은 주민 중 한 명이 다른 공간에 주차를 했던 것 같다. 한 자리는 늘 비어 있었으므로. 그리고 이번 달은 되돌이표처럼 다시 주차 공간이 부족하게 되었다.


이 주택에 주차를 해야 할 차량은 총 다섯 대, 공간은 네 대를 위한 공간 밖에는 없다. 일층의 가게에서 조금 양보를 한다면 다섯 대가 간신히 들어갈 공간은 나오는 데 일층 음식점 아주머니가 그럴 생각이 도무지 없어보인다. 아~ 게다가 최근에 이층 집에서 차를 새로 구매하여 더 이상은 공간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이 주차 공간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머리를 많이 썼다. 왜냐? 나는 수업이 오전, 오후, 밤 제각기 떨어져 있어서 중간에 차를 가지고 왔다갔다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문제를 아예 피해보고자 혹시 근처 건물에 주차가 가능할까 하여 일층 빨래방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월 오 만원 정도로 혹시 월주차를 하면 어떨까 제안하려고. 허나 그 주택도 남는주차 공간 따위는 없다고 하여 단칼에 거절당하였다.


그리고 주차공간을 찾아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교회가 하나 보였는데 앞 마당에 주차 공간이 보였다. '아~저 교회를 한번 나가볼까' 하지만 이것도 염치없는 생각이다. 내 아무리 기독교인이라 하여도 교회도 내 취향에 맞는 곳이 있을터인데 무작정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혹시 주차 좀 할 수있을까요?' 하고 묻는다는 것도 예의 없고 뻔뻔한 상상이다.

내가 살고 있는 주택과 옆 주택 사이에 애매한 한 공간이 눈에 띄었다. 누구의 땅이라고도 주장 할 수 없는 중간 지대. 거기가 가끔 비어 있어서 주차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상 몇 대의 차가 번갈아가며 주차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옆 주택에 누군가 새로 이사를 온 게 아닐까?

이 정도면 주차 스토커. 새로운 차가 보이면 한참이나 째려보고 앞 유리창에서 전화번호를 찾고 사진도 찍고 한다.


내 평생에 이리도 주차에 관심을 쏟아본 일이 없다. 왠만한 아파트는 복잡하다해도 대충 밀어넣으면 되는 공간들이 있었다. 아무리 주차에 대해서 초월하고 득도를 하려고 해도 밤늦게 들어와 동네를 몇 바퀴 길고양이처럼 어슬렁거려도 주차 공간이 없으면 스트레스 지수가 급격하게 올라간다. 앞에 내 자리를 막고 있는 새 차가 보이면 경비원처럼 째려보고 예의주시를 하며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본다. 통화를 해보니 옆 집 아주머니가 원래 주택 사이 빈 공간의 주인이었는데 우리 주택 아저씨가 그 장소에 주차를 해서 내 공간으로 점 찍어놓은 곳에 주차를 하셨다 한다. 하아~복잡다단하다. 이층 아저씨에게 전화를 하니 여전히 내 이사온 후 처음 주차문제가 있었을 당시의 냉대에 삐져있었고 다음 달에 이사를 간다며 다시 이사오는 주민과 이야기해보라 한다. 아~조만간 한 대는 빠질터이니 다행인건가? 에라~모르겠소. 지겨운 주차 논쟁. 지구 평화나 환경 보호도 아니고 하찮기 그지 없는 주제인 주차라니. 그래도 두 통의 애절한 통화 결과 옆 집 아주머니는 차를 깨끗이 비워주셨다.


하지만 결론은 이러하다. 내가 없는데 내 주차공간이 있겠는가? 하면서 무소유의 논리를 이용하여 내 자신의 뿌리 깊은 화의 근거 자체를 잘라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내 정신건강과 고혈압에 훨씬 이로우리라 생각하고 주차 공간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책이다. 자리가 있으면 주차하고 없으면 화 내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는다. 여기까지가 끝나지 않는 허접스러운 주차 이야기. 그래도 오늘은 집 앞에 주차를 하여 마음이 뿌듯하오. 인간은 때로 참 단순하다. 어쩌란! (ㅎ)

달달한 녹차 라떼로 마음을 다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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