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각사각 May 17. 2021

나의 주차공간은 어디에?

내가 없는데(공) 내 주차 공간이 있겠는가?

지금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처음 이사 온 한달은 내가 주변 골목 도로에 차를 차했고 다음 달은 주민 중 한 명이 다른 공간에 주차를 했던 것 같다. 한 자리는 늘 비어 있었으므로. 그리고 이번 달은 되돌이표처럼 다시 주차 공간이 부족하게 되었다.


이 주택에 주차를 해야 할 차량은 총 다섯 대, 공간은 네 대를 위한 공간 밖에는 없다. 일층의 가게에서 조금 양보를 한다면 다섯 대가 간신히 들어갈 공간은 나오는 데 일층 음식점 아주머니가 그럴 생각이 도무지 없어보인다. 아~ 게다가 최근에 이층 집에서 차를 새로 구매하여 더 이상은 공간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이 주차 공간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머리를 많이 썼다. 왜냐? 나는 수업이 오전, 오후, 밤 제각기 떨어져 있어서 중간에 차를 가지고 왔다갔다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문제를 아예 피해보고자 혹시 근처 건물에 주차가 가능할까 하여 일층 빨래방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월 오 만원 정도로 혹시 월주차를 하면 떨까 제안하려고. 허나 그 주택남는차 공간 따위는 없다고 하여 칼에 거절당하였다.


그리고 주차공간을 찾아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교회가 하나 보였는데 앞 마당에 주차 공간이 보였다. '아~저 교회를 한번 나가볼까' 하지만 이것도 염치없는 생각이다. 내 아무리 기독교인이라 하여도 교회도 내 취향에 맞는 곳이 있을터인데 무작정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혹시 주차 좀 할 수있을까요?' 하고 묻는다는 것도 예의 없고 뻔뻔한 상상이다.

내가 살고 있는 주택과 옆 주택 사이에 애매한 한 공간이 눈에 띄었다. 누구의 땅이라고주장 할 수 없는 중간 지대. 거기가 가끔 비어 있어서 주차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상 몇 의 차가 번갈아가며 차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옆 주택에 누군가 새로 이사를 온 게 아닐까?

이 정도면 주차 스토커. 새로운 차가 보이면 한참이나 째려보고 앞 유리창에서 전화번호를 찾고 사진도 찍고 한다.


평생에 이리도 주차에 관심을 쏟아본 일이 없다. 왠만한 아파트는 복잡하다해도 대충 밀어넣으면 되는 공간들이 있었다. 아무리 주차에 대해서 초월하고 득도를 하려고 해도 밤늦게 들어와 동네를 몇 바퀴 길고양이처 어슬렁거려도 주차 공간이 없으면 스트레스 지수가 급격하게 올라간다.  앞에 내 자리를 막고 있는 새 차가 보이면 경비원처럼 째려보고 예의주시를 하며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본다. 통화를 해보니 옆 집 아주머니가 원래 주택 사이 빈 공간의 주인이었는데 우리 주택 아저씨가 그 장소에 주차를 해서 내 공간으로 점 찍어놓은 곳에 주차를 하셨다 한다. 하아~복잡다단하다. 이층 아저씨에게 전화를 하니 여전히 내 이사온 후 처음 주차문제가 있었을 당시의 냉대에 삐져있었고 다음 달에 이사를 간다며 다시 이사오는 주민과 이야기해보라 한다. 아~조만간  대는 빠질터이니 다행인건가? 에라~모르겠소. 지겨운 주차 논쟁. 지구 평화나 환경 보호도 아니고 하찮기 그지 없는 주제인 주차라니. 그래도 두 통의 애절한 통화 결과 옆 집 아주머니는 차를 깨끗이 비워주셨다.


하지만 결론은 이러하다. 내가 없는데  주차공간이 있겠는가? 하면서 무소유의 논리를 이용하여 내 자신의 뿌리 깊은 의 근거 자체를 잘라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내 정신건강과 고혈압에 훨씬 이로우리라 생각하고 주차 공간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책이다. 자리가 있으면 주차하고 없으면 화 내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는다. 여기까지가 끝나지 않는 허접스러운 주차 이야기. 그래도 오늘은 집 앞에 주차를 하여 마음이 뿌듯하오. 인간은 때로 참 단순하다. 어쩌란! (ㅎ)

달달한 녹차 라떼로 마음을 다스리며 ^^
매거진의 이전글 일요일의 떡국 한 그릇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