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아~드디어 한 주의 쉼이 찾아왔다. 수업이 저녁에 두개 밖에 없으니 마음이 매우 여유로워진다. 열심히 일한 자, 수박 주스를 마시면서 쉬어라.
어떤 학생을 만났다. 사춘기라고 미리 언질을 받았는데 느낌으로는 사춘기를 넘어선 것 같았다. 무표정한 얼굴에 의사표현이 확실하지 않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반 정도 가리고 있었다. 두 번 수업을 했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머님과 잠시 통화를 했고 수업을 계속 이어가고는 있다.
상담 전문가가 아니니 어떤 상태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년간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 정도 감지되는 이상한 점들이 있다. 사춘기는 대하기 힘들기는 해도 염연히 말해 병은 아니지 않은가. 아이가 과도하게 무기력하거나 교우 관계가 원활하지 않거나 의사 소통이 잘 안된다면 상담을 한번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확하게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 학생들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고 혼자 있기를 즐기고 일탈행동들을 할 수는 있다.
이 학생의 수업은 위태로워보인다. 그래서 며칠간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열심을 다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결과는 순리에 맞기기로 하니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어머님과 수업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었지만 진심으로는 상담을 권하고 싶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마음을 상하게 할까 싶어 꺼내 놓지 못했다. 상식을 벗어나는 학부모님들을 대면한 경험들 때문에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부모는 좋으나 학부모는 싫다.' 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하지만 학교에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학생들도 만나보았기 때문에 간과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예전에 담임을 했던 한 아이는 자기에게 죽은 친구들이 여섯 명이 있는데 그 아이들이 가끔 찾아와서 대화도 나눈다고 하였다. 상담을 하다가 아연실색하였다.
"아~한명도 아니고 여섯명이라고?" 이외에도 여러가지 황당무계한 일들이 있어서 이 아이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여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데 현대인들은 왜 정신적으로는 더 힘들게 되었을까 의문이다.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몸도 마음도 허약한 경우가 많다. 결국은 사회에서 한 사람의 성인으로 독립하여 살아가도록 방향을 이끌어주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자녀분들과 마음을 터놓고 카페에서 주스라도 한잔 마시면서 대화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잔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내려놓고 아이의 관심사에 대해서 허물없이 대화를 해보아야 한다. 듣기 싫은 잔소리를 시작하면 아예 듣지도 않고 귀와 마음을 닫아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누가 보아도 심각해보인다면 전문가에게 가야한다. 그저 사춘기여서 그렇다고 판명되면 다행이지만 우울증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기우이기를 바랄뿐이지만.
주말이 다가온다. 한주의 모든 수고로움을 다 내려놓고 머리 속도 가을 바람에 씻어 말리고 쉬어야 겠다. 모든 이에게 평화가 내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