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이 되면 어떻게 살까?

일은 줄이고 싶다

by 사각사각

오늘도 수강생 분은 바쁘시다. 수업 시간에도 수차례 전화가 울린다. 어쩔 수 없이 수업이 중간 중간 끊기긴 하지만 쉬는 타이밍이 생겨서 은근히 좋기도 하다.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그다지 즐거운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어머니는 아프시다고 전화를 해서 호소를 하신다. 외로우신 어머니이 따님에게 푸념이라도 하려는 것이겠지만 수강생분이 언성을 높이는 걸 보니 하루 이틀하시는 소리가 아닌 것 같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문구처럼 아프다는 말은 반복되면, 누구나 심지어 가족이라도 힘든 일이다. 어머님은 병원에라도 같이 가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바쁜 회사일에 치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수강생분을 위로할 수 밖에는 없다. 맹장 수술을 할 때도 밤새 앓다가 다음 날 혼자 병원에 가셨다는 강인한 분이니.


영어 수업은 기초 과정이다. 복습을 할 시간은 없다고 하셔서 같은 교재를 수 개월째 반복하고 있다. 처음에는 듣고 말하기 위주로 했으나 두번째는 문장을 듣고 받아쓰고 있다. 단어 스펠링을 맞추는 걸 스스로 매우 기뻐하신다. 만면에 웃음을 띄고 '나 잘했지?" 하고 의기양양하게 물으시면 얼른 맞장구를 쳐 드려야 한다.

'와~ 잘 기억하시네요." 이럴 때면 다소 담담한 스타일이어서 감정 표현의 한계를 느낀다. 허나 인간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모두 칭찬을 기대하니 의식적으로라도 칭찬의 연습을 해야 한다. 감탄이 어려우면 엄지 척이라도!


한참 갖가지 업무 전화를 받고 나서 하시는 말씀이 본인은 전생에 한량처럼 놀았던 것 같다고 하셨다. 그 결과 다시 인간의 몸으로 환생을 하기는 했으나 전생의 업보로 빡세게 일할 팔자를 타고 났다는 것이다. 하하~ 맥없이 웃기는 했으나 타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이 분은 일을 만들어 하시는 편이다.

이분은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고 수십억 자산가에 회사 대표시다. 그런데 계속 지점을 늘려가고 있고 직원이 꽤 있으나 많은 회사일을 직접 하시는 것 같다. 하아~건물주가 되면 월세나 따박따박 받으며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이런 안일한 마음가짐이나 느슨한 경제관념으로는 애초에 건물주 자체가 될 수가 없다!


이 분이 공부에 쏟는 열정을 보면 자수성가도 이런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 낸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성공을 이루었으니 이제는 일을 줄이고 인생을 좀 더 여유롭게 바라보고 즐겨야 할 때가 아닌가.


평균 수명도 길어지고 있는 데 육십이 되어도 일은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적절한 목표나 일이 없으면 삶이 또 한없이 의미없고 무료해질 수도 있다.

그럴지라도 육십이 된다면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가르치는 일 자체를 즐기고 그 안에서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기를.

타인과 아웅다웅하며 치열하게 다투는 일은 없기를.

물질이든 마음이든 여유롭게 나눌 수 있기를.

자연과 꽃과 나무와 물을 즐길 시간이 더 많기를.

어째 쓰고 보니 현재 사는 방식과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결국 바라고 원하는 대로 살고 있다는 건가. 목표에 완전히 부합하지는 않으나 대체로 괜찮은 편!

마라탕 쌀국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