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로나 2차 접종을 했다. 아침에 부랴부랴 수업을 하고 12시를 조금 넘어 병원에 도착했다. 나름대로는 팔을 걷을 요량으로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갔지만 어깨 근처까지는 올라가지 않았다. 안 되면 목 부분에서 내리라고 했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은 상태. 결국은 팔 하나를 빼고 반쯤 벗은 상태로 주사를 맞게 되었다. 순간 창피하였다. 이 병원에는 상당히 친절하고 꽤나 젊은 남자 의사샘이 있다. 안에 반팔을 하나 입고 가는게 민망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코로나 백신은 2차가 더 힘들다는 후기들이 있었다. 유투브도 보고 한 분에게 생생한 증언도 들었다. 유투버 분 중 한분은 이틀 정도 일어나지 못하고 거의 누워 있었다고 하였다. 다른 한 분은 굳이 독감 주사도 같이 맞으셨는데 응급실에 가서 링겔을 맞을 정도였다고 해서 약간은 겁을 먹었었다. 한 이틀 누워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한 주를 미뤘다. 지난 주는 중간 고사 기간이어서 편안하게 누워 있을 수가 없었기에. 마지막까지 주말을 불살라서 수업을 해야 했다!
그래서 어찌되었냐 하면 1차 때보다도 훨씬 아프지 않았다. 1차 때는 근육통으로 자다 깨서 약을 먹을 정도였는 데 그보다 훠~얼씬 약한 강도이다. 예방 차원으로 타이레놀을 한 알 먹기는 했다. 이러하니 아직 경험하지 않은 일을 미리 당겨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상상했던 것보다 괜찮지 않은가.
과외 하나가 날아갔다. 원래는 아홉시까지 수업이 있었으나 저녁 시간이 널널하게 남아 있다. 기분이 아주 상쾌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고쳐 먹고 여유 분의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인생사 지나간 일은 깨끗이 잊고 새로운 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집 앞의 일주일에 두 번은 방문하는 음식점에서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먹고 타박타박 걸어 서점에 들러 책을 한권 샀다. 길 건너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커피점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저녁은 커피 한잔과 책 한권으로 다소 울적하고 심난한 마음을 달래봐야겠다.
며칠 후에 돌연사 할 수도 있으나 일단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시간이 남아 돌고 한편으로는 초초하지만 자유 시간을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