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고 푸르기만 하던 시절
찬 바람과 함께 푸른 빛을 잃고
그보다 다정한 색색의 옷을 입은 이들
빨강과 노랑과 초록과 주홍빛
햇살의 어우러짐
어느 모양 하나 어여쁘지 아니한가
작열하는 햇살과 차가운 바람 모두 담아내며
무르익은 영롱한 빛
여린 손으로 가지를 꼭 붙들고 있는 이들
떨어질 운명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이별은 늘 어렵지
무슨 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하니
말없이 가뿐하게 떠나가네
먼저 간 이들이 땅 속 깊은 뿌리까지
다다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마지막까지 고운 빛깔을 빚어내다가
어느 날 무심한 한 자락 바람에
세상 모든 시름을 잊은 듯
나풀나풀 춤을 추듯 떨어져 내리리
미련의 끈으로도 이 계절을 붙잡아둘 수는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