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27 [4주차-나의 장점]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 '걸어가야 길이 된다'는 장자의 말이다.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언제나 나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친구 중 하나가 나를 보면 떠오른다고 선물해준 문구다. 문구를 선물 받기는 처음이었어서 무척 감동했었는데, 오늘 같은 날 이런 멋있어 보이게 한 구절 활용하라고 받았나 보다. 개인적으로 나는 커다란 방향성에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는대로 길이 된다'라고 해석하곤 한다. 그래서 이 문구를 패기롭게 이력서 맨 앞 부분에 활용했다. '제가 가는 길이 다른 이들도 걸어올 수 있는 길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라며 뒤죽박죽인 이력을 진심을 담아 아름답게 변호했다.(나도 참) 하지만 참 다행이다. 일과 삶님께서 추천해주신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봐도, 최근 함께 읽고 있는 피터 드러커의 자기 경영 노트를 봐도 사람은 강점을 개발하고, 다른 사람의 강점을 봐주어 함께 성장하는 거란다. 가진 건 퐁퐁 솟아나는 아이디어들과 여기저기 튀어다니는 호기심뿐인 내게 참으로 힘이 된다.
배워 나가며 실천하는 사람
대학교 2학년, 상해 교환 학생 후, 1학년 때 주변을 들쑤시고 다니던 쾌활함은 살짝 잃은 대신, 세상을 더 넓게 보는 시야를 얻었다. 처음 피부로 접하는 극심한 빈부 격차와 세상의 불공평함 등에 충격 먹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 돌아와서는 국제 리더십 학생 협회에 들어가 환경 프로젝트 장을 맡아 버렸다. 환경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던 상태였는데 큰일이 났다. 매일 환경에 관한 기사들을 뒤적거리고, TED를 보며, 미국에서는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대표적인 환경론자라는 것까지 알아냈고, 이후 동아리에서 환경 관련 포스팅을 하고 스터디를 진행할 때 단기간에 모은 다양한 지식들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이때 뭐든지 모르면 모르는 그 순간부터 배우면서 해결해가면 된다는 걸 깨달았다.
또 뭘 해먹고 살지는 모르겠으나 해외에 나가서는 살고 싶은 마음에 학교 장학금으로 미국에 가서 커리어 우먼들을 인터뷰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학기 중에 훌쩍 미국에 다녀왔고, 감사하게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인터뷰이 덕분에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월트 디즈니 본사의 뒤뜰을 거닐고, 뉴욕 구글에 다녀와 브런치 매거진에 인터뷰 형식으로 기록할 수 있었다. 그 후에는 블록체인이 뭔지도 모르고 블록체인 회사에 들어가 마케터/에디터로 활동했기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해야 했고-아직까지도 공부 중이고, 졸업 후에는 광고 대행사에서 일한 짧은 운영 경력 덕분에 지금은 모바일 광고 글로벌 스타트업에서 세일즈 매니저라는 감사한 직함을 받게 되었다.
근데 또 큰일이 났다. 웹 광고 운영은 해보았으나, 모바일 광고는 처음이고, 마케팅은 해보았으나 세일즈는 또 처음이다. 게다가 우리 회사는 내가 기회를 찾아 책임을 지는 만큼 성장할 거라고 하며, 회사 자체는 모바일 광고 생태계 판을 아예 만들어 버리려는 야심을 잔뜩 가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 회사의 세일즈 매니저는 단순히 광고 솔루션만을 세일즈하지 않는다. 광고 운영 팀을 리딩하고, 고객들에게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주며, 모바일 광고에 대해 코칭해주는 컨설턴트 역할까지 담당한다. 배울 게 산더미다. 그런데 이상하다. 여러가지를 배우며 기여하고, 주변을 성장시킬 사람이 될 거라 생각하니 행복하다. 걱정도 되지만, 두근거리는 마음까지 든다.
주변을 좀더 밝히는 사람
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얕은 관심은 많지만, 전문적인 지식은 부족하다. AI, 데이터 사이언스 등이 커가는 시장이라는 건 알지만, 그것들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서는 아직 깊이 파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고, 다행히 나는 남들보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조금 더 잘 발견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에서 찾은 강점 중 하나는 '긍정성'이다. 현상에 대해서만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사람에게서도 긍정적인 면을 더 먼저 본다고 한다. 이런 면모 덕분인지, 국내외 대학생 19명을 이끌어야 했던 환경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쳐 다음 기수로 넘길 수 있었다. 내가 한 일은 나와 함께하는 친구들의 장점을 발견해 마구 칭찬해 주면서, 더 많은 아이디어가 판에 쏟아져 나와 실천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었다.
또 좋은 점이 있다.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항상 배워야 하는데,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각자 뛰어난 분야가 다 다르다. 너무 좋다. 누구와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배울 것들이 항상 생기는데, 어쩜 그렇게 각자의 분야에 열정적인지 각자의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좋고, 나도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누면 세상에 뭔가 가치가 더해지는 것 같아 참 좋다. 언젠가 누가 '어떤 하루가 가장 완벽한 하루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많이 웃은 하루'라고 답한 적이 있다. 되도록이면 많이 웃으면서 즐거움을 나누는 사람이고 싶고, 아직까지 '잘'은 모르겠지만, 조금씩, 어떻게 어떻게 실천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미래를 지향하는 사람
한동안 꿈 중 하나가 '우주에 가는 것'이었다. 문자 그대로 우주에 가는 것이 꿈이기도 했지만, 사실 '우주'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지향점이자, 마음의 등대같은 존재였다. 요즘은 '내가 우주에 갈 수 있다면, 아프리카에 사는 아이도 우주에 갈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하고 싶다'로 좀더 구체화(?)되었다. 유발 하라리의 말에 따르면, AI의 발전으로 빈부격차는 더 양극화되며, 사람에게 '자아실현'의 의미를 주었던 '일'의 의미도 변하게 되며, '일'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시간 자체도 줄어든다고 한다. (평균 노동 시간이 하루 8시간이었던 게, 4시간 정도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의미는 무엇일까? 인류는 왜 존재해야 하나? 등과 같은 철학적인 문제와 '분배'에 관한 논의가 더 되게 될 것 같은데, 나도 미래의 다보스 포럼 같은 곳에 참여해서 한마디 하며 인류의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다. 어떻게 거기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큰 틀은 그렇다. 일단은 문제 의식을 마음에 계속 갖고 미래를 지향하며 살고자 한다.
이렇게 긍정뿜뿜, 에너지 충전 가득가득할 수 있는
'일과삶'님의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수업에 대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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