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04 [5주차-나의 단점]
취약점을 드러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브레네 브라운의 말처럼 나의 취약점을 드러낸다는 것은 수치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물론 취약점과 약점은 다르다고 하며, 취약점은 '용기'와 더 많이 연관된다고도 한다. 그리고 최근 특히 나는 세일즈 직무로 옮겨 오면서 하루하루 '용기'를 내며 살고 있는데, 바로 '나는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주변 분들에게 열심히 물어보고 있는 점이다. 사실 맨 처음 업무 관련 질문을 할 때 머리에 온갖 잡음들이 시끄러웠다. 그래서 이 잡음들을 '음소거'하는 데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경력직으로 입사했는데 이것도 모른다고 나를 안 좋게 생각하면 어쩌지?' '많이 바쁘신데 내가 괜히 더 힘들게 해 드리는 거 아닐까?' 등등의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질문들을 하자 결과는 정반대였다. 의외로 '나는 모른다'고 솔직하게 나의 약점을 드러내고 '질문'하자 많은 분들께서 웃으면서 답변을 해주셔서 몰랐던 것을 알게 된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답변 주신 분들과 더 한두마디 잡담을 해가면서 친해질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취약점은 업무 중 배움에 관한 부분 한정이고, 사실 나라는 사람 하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가 약한 부분'도 구체적으로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약점도 강점으로 커버할 수는 있다고 하지만, 커버를 하려면 '알아 두기'는 반드시 필요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지금 이 순간도 나는 용기를 내본다. 이 글을 통해 내 취약성을 드러내보면서.
현실 감각
작은 일이나 단서를 가지고도 상상력이 무한대로 뻗어 나간다. 가능성과 기회를 본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연 상상 속 그러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판별해 봐야하기 때문에 간혹 어떤 일이든 지나치게 이상이나 이론으로 일에 접근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사례가 지금 당장 떠오르진 않는데, 여기에 '지나친 긍정성'이 더해지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무엇 하나에 접근할 때 단점이나 부정적인 부분을 생각지 못하게 되면 대비 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생에서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나는 주로 나와 성향상 반대가 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한다. 여기서 반대라 함은 감사하게도 엄마(ESTJ), 혹은 친한 언니 중 만날 때마다 영혼이 정화되는 듯한 언니(INFJ)등이 있다.
산만함
궁금한 게 너무 많고, 알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검색해서 찾아 보고 읽어 보는 게 주 특기인데, 좋게 포장해서 그렇지 달리 말하면 그냥 산만하다. 그래서 뭐 하나 읽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검색으로 타고 들어가 또 읽기 시작해서, 기본적으로 인터넷 창을 10개에서 20개는 동시다발적으로 띄워놓게 된다. 그래서 때때로 뽀모도로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뽀모도로는 이탈리아 어로 토마토라는 뜻인데, 25분 집중하고, 5분 쉬고 하는 큰 틀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4번의 텀을 반복한 후에는 1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거나 세부적인 계획을 잘 못 따라가는 것
가장 약한 부분이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착실하게 따라가는 것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계획을 세우는 것까지는 어떻게 하겠는데, 세웠다가도 더 하고 싶은 다른 일들이 분수처럼 솟아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아주 빡빡한 계획은 숨이 막히고, 꽉 짜여진 미래는 상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그래서 어렸을 때 철저하게 계획형이신 엄마가 우리들을 위한 방학 계획표(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방학!인데 계획표!라니.. 말도 안 돼..)를 만드시려고 시도하시다가 번번히 실패하셨나 보다.] 그래서 그냥 생긴대로 살기로 했다. 대신 업무에서도 그렇고 그날의 일과를 시작할 때는 하루의 우선 순위를 정해두는 편이다. 다른 것들은 못 하더라도 우선 순위는 꼭 그날 실행되어야 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취약한 지점에 불과하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골라내자면 더 많이 뽑아 낼 수 있다. 이유도 모르는 단순 반복, 어떻게 될지 결과가 뻔한 일을 하는 것 등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어떤 일을 싫어하는 성향은, 나는 싫어하지만 그 일을 좋아하는 다른 누군가는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런 사람과 협업해 가면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내가 현실 감각이 좀 떨어지는 것, 산만한 것, 마지막으로 구체적으로 생각하거나 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우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성향 등은 내가 평생 안고 가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해두는 게 좋은 것 같다. 새삼 나의 취약점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해주신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과정에 다시 감사를 드린다.
이렇게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일과삶'님의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수업에 대해 궁금하다면? :)
https://brunch.co.kr/@worknlife/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