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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Feb 29. 2020

[서평] 바쁜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을까?

200229 '바쁜 부모를 위한 긍정의 훈육'을 읽고

    우리 세대에게는 '부모가 되고 싶을까?'부터 물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하지만. 나는 우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이런 책도 읽고 글도 쓰게 되었음을 밝힌다. 세상에 단 한 번 뿐인 기회들이 참 많은데, '부모 되기'도 그 중 하나인 것 같기 때문이다. 불의의 사고로 내가 나의 아이를 포기하고 누군가에게 그 아이의 양육권을 넘겨줘야 하지 않는 이상, 나는 그 아이에게 단 처음이자 마지막인 엄마일 것이고, 어쩌면 좋을 때나 싫을 때나 결코 뗄래야 뗄 수 없는, 세상에 발을 내딘 후로 처음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첫 인연이자 관문일 것이기에 나는 되도록이면 그 '첫 인연'을 좋게 맺어주고 싶고, '무한 격려자'가 되어주고 싶다.


    그런데 사실 내가 그렇게 '엄마'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심해 본 적은 딱히 없었다. 고등학생, 대학생 초반까지도 나는 나의 포지션을 줄곧 '딸'의 입장에서만 생각했지,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언젠가 결혼을 앞둔 친구가 '나는 내가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서 아직은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 그 아이에게 세상에 태어나는 건 선택이 아니잖아?'라고 했을 때 머리가 뎅- 했다. 그때까지도 나는 아주아주 순진하게 '엄마가 되면 당연히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줄 수 있을 것이고 그 일은 아주아주 자연스러워서 매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했기 때문이고, 그렇게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것에 대해 아이는 당연히 고마워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말을 듣고는 3초만에 수긍했다.ㅋㅋㅋ '아, 내가 우리 엄마한테 때로 말 대답하는 것처럼 (나는 말도 많고 잡다하게 찾아 읽는 것도.. 많은 만큼..ㅎㅎ..솔직히 엄마 말씀 중에 내 가치관(?)과 다르다 싶은 게 있으면.. 하나도.. 정말 하나도 안 지고.. 말대꾸도.. 잘.. 한다..인정.. '그 근성이면 너는 변호사를 해도 참 잘 하겠다'는 말을 어려서부터 수없이 듣고 자랐을 정도니..) 암튼 내 딸이 나한테도 그런다면, 사랑으로 낳고 기른만큼 때로 얼마나 속상할까' 바로 납득이 갔기 때문이다...ㅋㅋㅋㅋㅋ


    하여 이런 모순적인 간극을 좁혀가는 일이 평생에 걸친 여정이겠지만, '좋은 부모 되기'는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나라는 딸래미의 사례 하나만 놓고도 바로 깨달을 수 있었고, 마침 요즘은 운동과 명상 등으로 나의 중심을 꽉 붙잡고, 우선 순위들을 신나게(?) 처리하면서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을까? 또 될 수 있을까?' 생각하던 타이밍에 일과삶님 덕분에 엄청난 기회를 만났다.ㅋㅋㅋ



    사실 이 책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되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

  

사실 책은 저 중에서도 '건강한 나/부부/가족'에 초점을 특히 맞추고 전개하기 때문에 '공동체와 사회'는 안들어간다.

(인포그래픽으로 더 예쁘게 만들고 싶었지만, 원하는 틀을 찾느니 그리는 게 빠를 것 같아..ㅋㅋㅋ유치원생스러운 그림 솜씨는.. 죄송합니다..(암전).. 귀엽게 봐주시고, 너른 마음으로 양해 부탁 드립니다 ^0^)


    하지만 결국 '가정에서 배운 상호 작용 방법이 회사, 사회에서 똑같이 전개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형태의 가정에서든 자라난 개개인들이 공동체를 만들고, 기여하고,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건강한 가정'이 얼마나 중헌지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아직 아이가 없는 '현재 나의 인생 단계'에서는 '어떻게 하면 건강한 개인이 될 수 있을지' 위주로 눈에 읽혔다. (아주 아주 솔직히 달리 말하자면, 아직 몇 세부터 몇 세까지는 어떻게 훈육 방법을 적용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이 눈에 자세히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추후에 자녀 계획을 세울 때가 오면 읽고 뜯고 씹고 맛보고(?) 지금 그은 밑줄보다 훨씬 더 많이 밑줄 긋지 않을까 생각했기에 너무 소중한 책이다.)


    또 '건강한 부모'의 출발선인 '건강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지' 또 이미 '부모가 되었고, 어떻게 바쁜 삶 속에서 전혀 예측이 불가한 아이와의 씨름을 지속하면서도 건강한 가치관을 지닌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전해 주는 아주 소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읽다가 다 읽기도 전에 잠시간은 최근에 같은 프로젝트에 들어가 클라이언트 비딩을 따오게 된 존경하는 다른 브랜드 이사님께 책을 빌려 드리기도 했고, ㅋㅋㅋ일과 삶을 병행하고 계신 국장님께도 적극 추천드리며 책 제목 사진을 찍어가시도록 도와드렸다...네, 다음 TMI...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보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다섯 가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



1. 사회와 건강하게 상호 작용하며 살아갈 수 있는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인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 책에서 누누히 나오는 말이다. 장기적으로 책임감 있고, 균형잡혀 있으며, 신뢰를 받고 줄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잘 해야 한다. '거울 뉴런'이야기도 종종 인용되는데,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세상'으로 인식하고 보고 배우는 것은 '부모'인 만큼, '부모의 행동'은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모국어'가 되어 스며들게 된다. 그리고 아이는 만약 부모가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한다면, 그 모순을 금방 인식한다. 그리고 그 모순마저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내가 느끼기에 부모로부터 물려 받지 않았으면 싶은 어떤 습관이나 태도를 무의식 중에 답습한 것이 있다면, 그건 객관화하면서 변화시키면 좋고, 만약 미래에 내 아이가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면 꾸중하거나 타이르기 전에 내 행동을 먼저 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도 나왔다. 생물학적으로 사람의 뇌는 25세까지는 꾸준히 성장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때 정도면 거의 완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또 나온 이야기는 '뇌의 신경 연결 통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선호 경로를 따르는데, 이는 곧 새로운 행동이 제 2의 천성이 된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부모님의 여러 면모 중에서 좋다고 인지되는 면은 받아들이되,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면이 있다면 의식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통해 제 2의 천성을 만들어 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좋은 사람'부터 되는 것과 연결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물론 '좋은 사람'은 한 번에 될 수 없다. 무수한 실패와 수정 과정을 거친다. 그게 당연하다. 아직 되어 본 적은 없지만, 우리 엄마가 나에게 존경하는 대상 중 한 분이시듯, 나도 나중에 딸을 낳게 된다면 나의 딸이 본받고 싶은 엄마가 되고 싶고, 될 것이다.



2. 가정에서의 상호 작용(사회성, 팀플레이, 기여하는 것을 배우는 것, 인정, 지지, 격려 등)은 사회(회사, 커뮤니티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에서 상호 작용의 밑바탕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상호 작용에 있어서 중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툴이나 방법들'이 나오는데, 그 중 소개하고 싶은 방법들이 있다.


    1) 가족 회의 - 아이의 소속감과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아이를 존중하면서 문제 해결이나 대화에 참여시키는 것은 '기여 심리, 문제 해결 능력, 자신과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 자기 규율, 책임감, 경청하는 능력, 스스로 생각한 해결책을 끝가지 지키려는 동기'를 높인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가족 회의는 좋은 수단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만 해도 우리 집도 '가족 회의'를 종종 열었다. 대체로 안건은 엄마에 의해 상정 되었으며, '집안 일 역할 분담을 더 해야 한다 혹은 숙제 같은 중요한 일은 미리 끝내야 한다'였는데 지금 돌아보면, 가족 회의가 열릴 때마다 귀찮기는 했지만,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을 생각해내며 내 의견을 내는 시간을 은근히 즐겼던 것도 같고, 그 자리에서 한 발언을 며칠이라도 지키려고 노력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우리는 자라고 나서까지도, 가족 내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피곤하긴 해도 다섯이 앉아 다 한 마디씩은 의견을 내면서 문제를 풀어가려고 했던 것 같다. 최근까지도 무언가 누군가에게 불만족스러운 문제가 발생하면, 밤이 아무리 늦어도 최대한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고, 피곤하더라도 판을 짜서 일어난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모든 회의가 쉽지 않았고, (가족 회의를 여는 것부터가 난관인 경우가 많았기에) 정신적으로도 매우 피곤했으며, 다 돌아가면서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실천하는 것도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 갈등들을 해결해 나가고 결국은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갈등이 일어났음을 인지하는 것으로 막을 내림으로써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았다.


    또한 우리 셋(나, 여동생, 남동생)은 '칭찬과 인정'에 목말라(?) 있는 편이었던 지라 칭찬을 받는 것에도 어색해 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사회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제 2의 천성을 형성한 아주 좋은 예인 것 같은데, 다행히 지금의 나는 누구에게 받는 칭찬이건, 칭찬이라면 아주 좋아하고 '감사합니다'를 푸욱 느끼며 행복해 한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부모님도 부모님께 칭찬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냥 알고 분리시키게 되고, 가끔은 나부터 그냥 칭찬드리자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작년 몇 주(?) 간은 낯부끄럽지만 나의 주도(?)하에 실험적으로 가족 회의 대신 '가족 칭찬 시간'을 일요일 저녁 마다 열기도 했다. 가족 한 명 한 명이 서로 겹치는 생활 반경이 가족 단톡방 밖에(...ㅎ) 없어지면서는 매주 칭찬할 거리 가뭄(!)이 벌어져서..ㅎ 칭찬 타임 개최 빈도수가 줄어들다가 아예 지금은 종방되었지만.. 처음 몇 주간은 칭찬 시간에 맞춰 모여야 한다며, 여동생은 일요일 저녁에 약속을 일찍 끝내고 집에 오고, 아빠도 산책 하시다가 집에 빨리 들어오시고, 나도 친구들에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집에 일찍 가는 등 추억이 되었다.



2) '짧더라도 아이들과 질 높은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 - 아이는 부모가 바빠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작은 제스처나 질 높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자아 존중감을 느낀다.

 

    아빠는 워낙 주중에 모임들로 바쁘셔서 집에 잘 안 계셨고, 주말에는 쉬신다고 소파와 물아일체가 되어 계실 때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한 두달에 한 번이라도 꼭 '한강변'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집근처 야트막한 산에는 등산도 자주 끌려(?) 다니기도 했는데..ㅋㅋㅋㅋ당시에는 대체 왜 돌산을..ㅠㅠ걸어야 하냐며..ㅠㅠ '인생은 산을 타는 것이다'라시는 아빠의 말씀을 이해를 못 하고 속으로 '내 인생은 산이 아니여ㅠㅠ산이라면 피해다닐겨ㅠㅠ' 툴툴 거리기는 했지만 그게 어쨌거나 우리와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아빠의 마음임은 알았다. 물론 책에 의하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부모와 아이가 대화로 정하고 보냈더라면 더 베스트라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더라도 아빠와 함께 보낸 시간들과 짤막하게 나마 삶의 순간들에 들었던 조언들이 힘들 때마다 문득문득 떠올라 힘이 많이 되었다. (물론 이 책에도 나오듯이 엄마 아빠의 모든 말들이 힘이 되지는 않았고, 때로 상처를 받는 말들에 두고두고 아파한 적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셋이 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아빠는 가끔 표 5장을 예매해주셔서 다 같이 야구장 직관을 가기도 했는데, 그렇게 소풍가는 날은 막상 집밖에 나가는 게 귀찮으면서도 묘하게 즐거웠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 내가 7세 이전까지 가장 좋아했던 엄마와 함께 하는 활동은 '그림책 읽기 타임'이었다. 따뜻한 엄마 품 가까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좋았고,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질문이든, 얼마나 많은 질문을 던지든 참을성 있게 대답해주시는 엄마 덕분에 '나는 어떤 질문이든 세상에 대고 질문해도 되겠구나'에 대한 안정감(?)을 느꼈던 것 같다.



3) '일하는 엄마의 모습 자체를 아이는 긍정적으로 여긴다.'

    책에 나온 설문에 의하면, 일하는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이에게 질문했을 때, 많은 아이들이 '자랑스럽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워킹맘의  딸은 어른이 되었을 때 대체로 성공하고, 수입도 높으며, 그 자녀도 가정과 아이를 잘 돌보는 경향이 높다는 결과를 냈다는데,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여러 설문을 통해서 드러난 사실은, 워킹맘 효과는 '추진력, 공감 능력, 자신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 엄마께서도 경력은 단절되셨었지만, 업무 외적으로 늘 활동적으로 지내셨다. 그런 모습은 우리에게 '여자라도 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도 같다.


    지금도 참 특이하면서도 엄마께 느끼는 대단한 점은 10년 넘게 지역 복지관에서 '아동 책 읽어주기' 자원 봉사를 하시면서, 아파트 반상회 같은 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며 의견을 내시고 아파트 환경을 개선하셨었고, 단지 내에서 '아나바다' 프로그램 같은 것도 기획해서 장터를 열기도 하셨다. (물론 우리는 놀이터에서 놀다가 강제 자동 참여..ㅋㅋㅋㅋㅋ) 그때의 심정을 돌이켜 보면, 우리랑 시간을 더 많이 안 보내주는 엄마가 서운하면서도 저런 일들을 저렇게 즐겁게, 에너지를 담아 하시는 모습은 뭐랄까. '사람들과 하는 일=재밌는 일.' '늘 재밌지 않더라도, 일은 뿌듯함과 성취감을 주는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요새 특히, 50대가 넘어서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정말 새로이 일다운 일을 시작하신 엄마를 보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한다. 이 나이에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실제로도 어려워하시지만, 어떻게든 해나가려 노력하시는 모습은 지금까지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랐기에 내가 이런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나는 때로 다른 친구들에 비해 특히 더 '새로 시작하는 것' 혹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진입 장벽이 정말정말 낮다고 생각하는데, 천성적인 것도 있겠지만, 환경적인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3. '나의 행복과 중심을 알고 나의 건강부터 챙기는 일'은 이기적인 일이 아니다. '나의 즐거움을 챙길 줄 알고 존중할 줄 알아야' 타인을 챙기고 존중해줄 수 있으며, '부부간의 즐거움을 챙기는 것'과 '가족의 즐거움을 챙기는 것' 이전에 선행되어 마땅하기 때문이다. 즉, 내 중심이 바로 잡혀야 나 이외의 타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는 진폭이 컸던 20대 초반에 비해 매우 평온하고 안정적인 20대 중반을 보내고 있다. 작년의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과정(링크는 현재 진행 중인 5기 과정이다), '명상 배우기', '운동 습관 들이기' 등등을 덕분에 요즘 나의 중심을 꽉 붙들고 있다.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운동을 전만큼 못 가는 것은 매우 아쉽지만, 이 책에서 배운 가장 긍정적인 격려는 이렇게 나의 건강을 챙기고, 미래에 누군가의 아내가 되거나 엄마가 되더라도 나의 중심부터 잡는 일이 결코 이기적이거나 부정적인 일이 아니라는 격려를 받게 된 것이다.


    일하는 엄마는 자연스레 '죄의식'을 느끼게 될 텐데, 그마저도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일 하는 엄마의 모습'은 결과적으로는 아이에게 '만족하는 삶'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며, 실험적으로도 더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참 희망적이었다. 고정적인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깨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엄마라면 당연히 이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문득문득 떠오를 것이 당연하고, '슈퍼맘은 당연한 게 아닐까'라며 모든 일을 다 해내지 못했을 때 어쩌면 좌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전체는 삶에서 무엇 하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면, '격려 전문가'가 되라며 격려해주면서, '나의 행복과 안정, 평형을 유지하는 일'이 결국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발단임을 논리 정연하게 설득해주었다.



4. 그렇다면 '긍정의 훈육'의 핵심은 무엇일까? 친절하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인데, 1) 친절함으로써 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이고, 2) 단호함으로써 나의 원칙과 기준, 내 삶의 우선 순위 등을 존중함으로써 나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내 아이를 친절하게 대함으로써 나는 아이에게 '이 세상에 태어나주어 고마워. 너는 이 세상에 속한단다. 환영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이고, 단호하게 대함으로써 '나는 너를 사랑하고, 믿지만,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안 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고, 원칙에 맞지 않는 일이야' 등의 올바른 기준을 세워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핵심 행동은 이 세상 모든 상호 작용의 기초이며 모든 순간에 적용된다는 것이 참 뜻 깊었다.


    '친절하고 단호한 태도'는 아이에게 뿐만이 아니라, 내 남편에게도, 나와 함께할 팀원들에게도, 혹은 나의 친구들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태도는 지금 당장을 모면하기 위한 술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모두를 성장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 가장 좋았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존중하지만, 이런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건 내가 존중받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생각해.' (그리고 당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시간을 함께 가졌으면 좋겠고,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고 기다릴게.)


    저 부분에서 '당신'은 나와 상호 작용하는 모든 대상이 될 수 있다. '긍정의 훈육'의 다섯 가지 원칙 중에서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는가?'와 '인격 형성에 필요한 주요한 사회적 기술이나 삶의 기술을 알려주는가?'가 있는데, 물론 다 된 성인의 인격 형성을.. 나의 우선 순위들을 생각하면, 내가 내 마음 아파하면서까지 해줄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정말 좋았다. GRIT을 유도하는 질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지금 당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상호 작용하는 이 한 사람이 사회적인 공동체에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더 긴 안목을 가지고 지지해주는 것'이 '친절한 단호함'의 또 다른 핵심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5. 마지막으로, 이 모든 긍정의 훈육 과정을 시도와 재시도의 여정으로 봐야한다는 것.


    어차피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 부모 노릇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좋은 리더가 되는 것도 '완벽'이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필요도 없다.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장기적인 노력은 장기적인 보상을 준다.' 하룻밤에 이루어지는 기적은 없고, 있더라도 그런 기적은 지속되지 않는다. 이전에 실패한 기억이 있더라도 희망을 품어야 한다.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다시 시도해봐야 한다. 속담이 말하듯, 삶은 종착역이 아니라 여정이니까."


    제일 좋아하는 말 중 하나는 '포기하지 않는 한 기회는 스스로 계속 만들어나가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에디슨이 999번의 실패에도 그 다음 한 번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999번을 각기 다른 '시도'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는 후대의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 아니었을까? 그의 개인적인 삶에서 999번은 어제와 다른 실험이었기에 다음 날 또 다른 시도는 당연한 일이었고, 두렵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원래 삶은 '될 때까지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부모님도 한 분 한 분의 '사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먹고 살기 바빠서' 우리 부모님 세대는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좋은 부모는 어떤 사람인지' 잠시 멈춰서서 생각할 여유조차 없으셨을 수도 있다. 또 그 부모님들은 이 책에서와 같이 '내 부모님'이 머릿 속에 디폴트 값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메타 인지'를 하지 않으면, 부모님 스스로도 모르게 부당하다고 여긴 양육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해버리셨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생물학적으로 익숙한 것에 더 쉽게 반응하는 뇌 작용의 당연한 마법(?)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부모님도 사람이기에'어쩌면 아주 당연한 과정이므로, 성인이 되었다면, '아, 나의 디폴트 값은 이렇군' 빠르게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는 게 정신건강에도 이로운 것 같다.



그러니, '건강한 나'에서부터 시작해 나의 주변을 저 많은 단어들로 채워나가보면 어떨까!


이 책은 정말 엄청난 실용서이다.


어떤 특수한 상황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아이를 타이르고, '긍정적이지만 단호하게 격려'할지에 대해 풍부한 예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풍부한 예시는 비단 '양육'에만 적용되지는 않는 것 같다.


책의 후반부에서도 말하듯이, '건강한 부부 관계'를 위해서 할 수 있고 해야할 일,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취해야할 태도 등' 나라는 사람을 둘러싼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친절하지만 단호한 소통 방식을 활용할 것인지'도 이야기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이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고민하는 엄마' 외에도 더 많은 사람들-연령, 신분, 성별을 막론하고-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건강한 나'가 되기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마음 한 켠에 아주 작게 심겨질 것이다. 이 책에 보면, 어린 아이는 아주 어린 때, 심지어 2살 배기 때부터도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기뻐하는' 이타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몸 건강'과 '정신 건강' 모두를 건강하게 함으로써, 지금 당장 '가정'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친절하지만 단호한 태도'로 '나와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을 제 2의 천성으로, 나의 또다른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장착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내 주변이 건강하도록 내가 속한 공동체에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방식으로 기여하고, 내가 속한 사회에 내가 먼저 기여함으로써 소속감을 느끼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타고 났고, 우리 안에 잠재해있는 이타성을 발현시켜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2월 말. 봄이 오기도 바쁜 시즌에, 코로나로 사회 분위기는 많이 얼어붙어 있다. 불안 심리도 높고, 개개인이 재택이나 자가 격리 등 '사회적인 동물'에서 '사회성'을 반강제적으로 박탈당하면서 '외로움과 우울'을 겪기도 너무나도 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 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 '할 수 없는 일은 빠르게 포기'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저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우린 충분히 그럴 자질들을 타고난 사람들이고,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며, 그렇게 어려움을 겪어내면, 우리 삶에는 또 다른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삶의 지혜라는 근육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나'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https://youtu.be/B3blT1IRafU

마지막으로 요즘 무한 재생인 노래를 추천드리며 글을 마친다. 가사 최고!


시국과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에 다소 이질적일 수 있지만, 나라도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싶기 때문에 오늘도 '격려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어 본다^^..


나는 감사하게도 타인에게 힘을 주면서 힘을 얻는 사람이라는 것을 여러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깨달았기도 한데, 찾아보니 이건 나뿐만이 아니란다. 바로 심리학적으로도 사람은 누군가에게 '힘 내'라는 말을 들을 때보다 누군가에게 '힘 내'라는 말을 해줄 때 더 힘을 낸다는 것!


하여 혹, 이럴 때일 수록 더더욱 아무도 곁에 없어 외롭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면, 역으로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지, 그렇게 요즘 같은 때에 서로가 서로의 나무가 되어주기를 시작해보면 이 겨울이 조금 더 빨리 따뜻해질 수 있지 않을지 생각해본다.






어쩌다 보니 책 감상평이 아주아주 길어졌지만, 추천의 마음이 가득 담겨서인 것 같다.

부족한 감상평이나마 읽어보시고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더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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