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14 - 일주일에 커리어/자기 계발 글 하나 발행 - 15편
안녕하세요, 미셸입니다 :)
지난 한 주도 잘 지내셨나요?
저는 공부도 하고, 쪼갠 시간 동안 약속도 잡고, 세워둔 계획표에 따라 이것저것 준비하고, 조언들도 듣고, 예상치 못하게 주어지는 인터뷰 기회들에도 응하면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감사한 하루들을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월요일 글쓰기는 요즘 글감 변비(?)인 듯 조금 버겁네요, 생각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풀어내고 있는데, 그래도 오늘도 용기를 내 볼게요.)
그중 특히 최근 인상 깊었던 건, 얼마 전 통밀 스콘을 사러 나선 길, 지하철역 안에서 문득 "오늘의 내가 좋다"라는 문구를 떠올렸던 때였어요. 태어나서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기쁘거나 신날 때 피어오르는 흥분된 감정들도 느낀 적은 있었지만, 한 번도 고요하게, 그냥 가만히 걸어가면서 머릿속에 글감이 떠오를 만큼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좋았던 적은 없었거든요.
어릴 때를 떠올리면 더 그렇죠. 돌이켜 보면 성취는 많은 편이었던 것 같은데,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더 아등바등했던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외롭거나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도 있었고, 마음이 불안하고 무기력하거나 힘들 때도 많았어요. 아마 스무 살이 넘고 만난 사람들은 제가 그랬었다는 것도 예상하지 못할 만큼, 저는 학창 시절에 조용한 학생에 속했어요. 반장은 종종 했지만, 유머러스하고 말재주꾼에 통솔력 있어서 반을 휘어잡는 리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대신 조용히 마음속 서랍 칸칸에 저의 어려운 감정들을 다 쌓아 두기도 하면서, 그래도 책들이나 영상들을 계속 읽어 오면서 그래도 희망이 있을 거라고 호기심을 품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온 학생이었죠. (글쓰기로 제 마음을 다독였던 건 그때부터였나 봐요. 한데 지금은 글 말고 말로도 자기 표현력이 이렇게나 많다니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그날은 블로그에는 짧게 솔직한 심정을 담은 에세이까지 쓸 수 있었어요. 그래도 짧았던 인생에서 가장 좋았다고 생각했던 20대 초반도 아닌 지금 이 순간과 이 나날들이 좋다고요. 왜 나는 아직 이것밖에 안 되는 걸까, 왜 또 잘못한 거지라며 자책하던 나날들이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눈물이 비죽 올라올 만큼 감사한 내면 변화였어요.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니 이제껏 견뎌온 날들이, 노력해온 날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 스스로가 대견했고, 앞으로도 30, 40, 50.. 80대까지 각각 시절의 아름다움을 만들며 지내고 싶다고요.
그리고 이런 변화는 이제껏 겪어 온 많은 순간들 덕분이겠지만, 올 초에 어떤 작가님의 글을 통해 건네받은 메시지 때문에 각성한 덕분도 컸어요.
이 분의 글들을 읽을 때는 올 초가 시작이었는데, 사실 그때 여러 가지로 제 삶이 방향을 잡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신나기는 했지만, 한 편으로는 좀 지치기도 했었거든요. 이렇게 부지런히 나를 찾아왔는데, 나는 여전히 왜 갈 길이 먼 것 같지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저 문구를 읽고 제가 지금까지 너무 과거에만 매여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달라졌어요. 그때까지 아침마다 글을 쓰면서 저를 달래주거나 제 마음속 힘든 생각들을 끄집어내기도 할 때면 어김없이 감정적으로는 힘들 때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아 나는 나를 찾는다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기만 했지, 내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나날들에 대해서는 진짜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구나 깨달았고, 제 스스로에게도 미안해졌어요. 그리고 저분의 저 글은 너무 좋아, 제가 다시 20살로 돌아간다면 좋을 텐데 하면서 남동생에게 전달해 줬죠.
그리고 또 다른 두 가지 계기가 더 있어요. 올 3월 중순쯤에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느라 무척 힘들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때 제 하루하루들은 물 먹은 솜처럼 가라앉아 있었어요. 그러다 또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니, 인생의 모든 선택들을 되돌아보게 되었었고, 또 여러 책들을 찾아 읽었어요. 체력에 대해 고민할 때라 이영미 님의 '마녀 체력'을 읽던 중이었는데요, (아래는 흔들려서 죄송해요)
"한 번 성공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똑같이 해냈다."라는 멘트가 제 덜미를 붙잡았어요. 제가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은 뭘까, 나만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생각했을 때, 또 내가 만약 실패하게 되더라도, 내 삶이 한 번뿐일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뭘까, 또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뭘까 했을 때, 남들이 아직 가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 강렬하게 들었거든요. 또 힌트도 얻었던 게, 아, 내가 정말 어떤 길을 가고 싶다면 심상 지도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겠다였어요. 비슷한 길들을 가신 분들을 최대한 찾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대화를 나누고, 배움을 얻고, 나에게 적용하자고요.
그렇게 어느 날은 제가 중학교 때 열어두었던 블로그도 들어가 보게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5년 전의 제가, '5년 후의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은 뭘까?' 하며 적어둔 글을 발견했어요. 정말 2021년은 그때 그 글 쓴 시점으로부터 딱 5년이 되는 시점이었거든요. 부끄러워 적어둔 그때 글을 옮겨오긴 힘들지만, 신기하게도 그때 적어둔 불렛 포인트 방향에 맞춰 얼추 살아 나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포인트 하나하나에 각주를 달면, 모두 완벽하게 100퍼센트를 이루지는 못한 것 같지만 각각 5-7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OKR에서도 6-70점은 성공한 편) 그리고 좀 더 생각하다 보니 머릿속을 온갖 상상으로 채울 수 있었고, 아, 사실 내가 구체화를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시크릿이라는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게 되었고, 그 이후에 제가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시각화한 비전보드까지 만들어 보았고, 요새는 개인 노션 스케쥴러에 넣어 매일 아침에 들여다 보고 하루 계획을 그에 맡게 세워가고 있어요. (물론 모든 날 완벽하게 성공하지 못할 때도 있고, 계획을 변경하기도 해요 그래도 매일 반성하고 매일 다르게 다시 시도하는 게 저에게는 어떤 씨앗을 심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시각화와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는 유튜브 켈리 최 님 인터뷰도 재밌어서 꼭 추천드려요.)
그러다 보니 요즘 마음이 참 잔잔한 것 같아요. 그렇게 운인지 우연인지 모를 기회들도 조금씩 얻고, 코로나 속에서도 감사한 인연들을 통해 조금씩 다른 세상들을 들여다보게 되다 보니, 저는 더 이상 제 스스로 가치에 대해, 제 선택들에 대해 덜 의심하고, 덜 자책해요. 대신 제가 가고 싶은 길을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나 그냥 걸어가려고 마음먹어요.
아무도 모를 수 있지만, 저는 제 출발점이 아주 작은 번데기였다는 걸 알거든요. 그리고 번데기에서 빠져나오는 데,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도 알아요. 어쩌면 앞으로도 삶은 지독해서 저에게 또 각종 업 앤 다운을 선물해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오늘의 제가 과거의 저와 다른 점은, 저는 덜 겁먹고 더 용기 내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거라는 마음 가짐이 있다는 점이에요. 이제 더 나아가고 싶은 방향에 대한 지도와 연장도 조금씩 만들며 챙겨 나아가고 있고요.
그러니 누구든 마음이 힘들 때는, 마구 비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과거의 자기 자신과 지금의 자기 자신을요. 그리고 결과가 아닌 애써왔던 과정과 시간들에서 자신만의 배움을 얻고 내일 1퍼센트 더 나아질 자기 자신을 믿어주었으면 해요. 1퍼센트도 엄청난 거라서요.
마지막으로 사람은 누구나 원석이래요. 그리고 그 원석은 자기 자신이 알아주지 않으면 묻혀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알아주고 다양한 상황과 사람에 부딪히고 부대끼면서 보석으로 변화하는 거라 믿어요. 인생이 단 한 번 뿐이라면, 자신이 가장 낮았던 때와 지금의 자기 자신이 그 모든 시기를 견뎌 오면서 변화해온 그 갭 속에서 스스로의 반짝임을 찾고, 조금씩 더 보석으로 나아가는 힌트를 함께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에도 우리 삶은 너무 짧으니까요.
오늘도 편안하신 밤 되시길 빌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