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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켄 Apr 12. 2018

이것은 변기가 아니다

이것은 변기가 아니다.



변기에 대한 일반적으로 갖고있는 인식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해보고 싶었다. 사람이 하는 행동 중에 가장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행동과 함께하는 물건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대상과 짝을 지어 조화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는 이미지가 될 것라고 생각됐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사물은 보여지거나 쓰여지는 것 이상의 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사물은 사물 그 자체일 뿐이지 그 것이 갖는 기능과 의미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대다수의 사람이 그 사물의 사용에 공통된 공감이 있을 때 그 기능이 기본적인 기능으로 인정받게 된다. 하지만 그 공감속에는 공감된 어떤 면에만 집중하게 하는 면이 있다. 그 기능이나 의미 이 외의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 돌아볼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다. "나를 있는 그대로 봐 줘" 이 말은 참 유명한 말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봐 달라고 하는 것은 타인이 나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함에 대한 원망과 안타까움이 들어있다. 잘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을 때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을 때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나 혹은 하고싶지 않은 일은 현실에 의해 하고 있어야 하는 때. 그러한 때에 나를 있는 그대로 봐 주는 사람에 대한 애원섞인 감정이 들어 있다. 인간은 이러 저러한 특징들을 연구하고 열거해서 인간이 다른 생물체 보다 우월하고 위대하다는 식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 한다. 그것을 근거로 자기나 타인에게 무엇인가 더 나은 모습을 요구하고 기대한다. 맞는 말이다. 인간은 확실히 다른 생물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나고 위대함에서 다른 생물과 차별된다. 하지만 공부나 기술, 감정의 소통방법 등 다양한 면에서 뛰어남과 부족함의 격차가 다른 생물들 보다 훨씬 크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가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다고 느낄때면 다른 생물보다 더 큰 상실감과 자괴감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인간이 다른 생물에 비해 열등감과 소외감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종류의 열등감을 늘 갖고 살고 있다.


이것은 변기가 아니다.

제목의 표현은 단정지은 말로 하였지만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는 의미로 한 말이다. 사물에 대해서 다르게 보고 다른 시각의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위한 시도일 뿐이다.  나아가 타인에 대해서 다른 면을 찾아 보고 내가 모르는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만이라도 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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