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곳이 갑자기 낯선 풍경으로 보이는 기분이 든다. 매일 보던 익숙한 풍경지만 어떤 날은 이상하게 달라보이고 뭔가 초현실적인 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빛이 너무 좋아서 그런걸까.
버스안에도 사람은 별로 없다. 일행이 있는 사람도 없고 모두 혼자 어딘가로 가고 있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빈 의자에 앉아 있다. 달리던 버스가 신호에 걸려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서자 운전석 근처에서 들리는 나지막한 라디오 소리가 버스 안에 퍼진다. 방송 리포터가 밖에 나가서 방송을 하는지 오늘은 황사도 없고 파란 하늘이 나와서 가슴까지 탁 트이는 것 처럼 날씨가 좋다는 말을 하고 있다.
종점에 도착하자 몇 안되는 사람들이 줄지어진 의자 중간 중간에서 에서 일어서더니 말없이 차례로 내려서 어디론가 가버린다. 짧은 버스 여행이 끝이났다.
전철을 갈아타는 것을 미루고 역 광장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이 곳에서는 하늘이 잘 보인다. 정말 하늘이 파랗고 좋다. 뭔가 일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기분이 드는 지금의 감정을 갖고 여행이라도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마음이 들어도 어쩌나.
생각대로 못해 심술도 나고 헛헛하기도 하고 파랗고 맑은 하늘이 좀 슬퍼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