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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Feb 01. 2023

AI는 내 목소리를 인식하지 못한다.

AI는 내 목소리를 인식하지 못한다.

하이 빅스비, 헤이 구글, 헤이 클로바 너희들은 나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한다.


내 집엔 헤이 클로바가 있다. 처음 이 물건이 우리 집에 들어왔을 때, 우리는 그저 신기해 하루에도 몇 번씩 클로바를 불러댔다. 노래도 들려 달라 하고 단어도 알려달라 했다. 이야기도 듣고 싶다 했다.

나 보다도 아이가 클로바를 열심히 불러댔다.


아이와 한참 동안 대화를 한 클로바는 어느 날부턴가 내 목소리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만하래도 계속한다. 이런 상황을 알아차린 내 아이가 말했다.


"헤이 클로바 꺼줘."

귀신같이 멈춘다.






난생처음 독서모임을 했다.

우리의 모임을 클로바가 적고 있다.

참 좋은 세상. 멋진 세상이야.


금방 올라온 따끈따끈 클로바 노트를 열어봤다.

우와. 정말 신세계네. 작가님들의 말을 토씨하나 안 빠트리고 다 적었어 클로바!


나는 무슨 말을 했나.

심장이 두근거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질 않는데.

어디, 어디 있니 나야.


어......

클로바, 너 내 목소리를 여기에서도 못 알아듣니?

여기서도 이러면 어떡해.

이게 정말 내가 한 말이라고?

클로바, 너 훈련 좀 더 받고 와야겠다.


엇. 오디오 기능도 있네.

어디 보자.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고대로 나오네.

신기하다 신기해.

나는 어떻게 말했나.


익숙한 듯, 안 익숙한 내 목소리.

악~~~~~



클로바야 미안해.

너를 탓한 날 용서해 줘.

다음부터 잘할게.


나는 나를 모른다.
알려면 한참 멀었다.
글이나 쓰도록 하자. 말하지 말고.
헤이 클로바! 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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