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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r 09. 2023

귀멸의 칼날

덕후 입성이오

나는 모른다.

귀멸의 칼날을.

단지 초4가 된 내 아들이 갑자기 귀멸의 칼날 덕후가 되어 이름을 들어봤을 뿐.


아이가 간절히 바라는 눈빛을 쏘는 바람에.

이토록 간절하게 바라는 영화가 거의 없었기에.

피가 낭자해도 허락한 애미.


1편을 보여줘서 슬쩍 보니.

무섭다... 피가.... 목을 댕강댕강 자르는 귀신 이야기다.


내 아이는 귀신덕후.

그래. 이 아이의 끈질기고도 지치지 않는 관심사는 오직 귀신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하자.

3년을 귀신 이야기 듣더니

이제 이 세계로 들어가는구나.


말린다고 말려지나.

같이 좀 즐겨보자.

간절한 애원 끝에 극장으로 향한다.

애 혼자서는 입장불가. 15세 관람가.

팝콘을 먹는 건 우리뿐이다.


"민망하게 왜 이렇게 엄마에게 설명하니. 시끄러워. 형 누나들이 우리 쳐다본다."


자기 관심사를 엄마에게 나눠주려는 아이.

너 진짜 좋아하는구나.

좋아하면 막 얘기하고 싶다고!


아무리 둘러봐도 너와 나 이외엔 모두 고등학생이다.

시크하고 멋 부린, 삼삼오오 덕후 냄새 풍기는 검은색 고등학생들에 휩싸여 영화를 본다.


뭐, 탄지로. 주인공은 언제나 그렇듯 정의감에 넘치고 목을 댕강댕강 잘라야 할 명분이 있다.

여동생을 지켜야 하므로.

그런데 너무 자른다.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난 이미 아이와 앉아 있네. 쩝.


일본으로 가고 싶다는 아이. 부쩍 일본 일본 거리는 아이를 보며.

이 엄마 애써 웃는다.

댕강댕강 피 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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