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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y 15. 2023

불꽃놀이는 시작되지 않았다

어쩜 저리 동그래

어쩜 저리 고요해

누가 동그란 막을 쳐놨나

괜히 그 동그란 막을 걷어내고 싶은

이 무슨 못된 심보


떠오르는 장면 하나

민들레 씨앗을 호 하고 불던 그 장면

고요한 세상을 뒤흔들어

누군가에게 가 닿게 하려던 숨찬 입김


못된 심보는

첫사랑의 아련함을 끌어내어

기어이 고요함을 헝클어트리기로 한다


후~~~

후~~~~~~

비눗방울만큼 가벼울 거라 여긴 그것들이

단단히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


내 사랑이 이기느냐

네 생명력이 이기느냐


후~~~~~~~~~~~

후~~~~~~~~~~~~~~~

그 작고 여리여리한 솜뭉치들은 끝끝내 손을 놓지 않는다


내가 졌다

못된 심보인 내 사랑이 졌다


그렇다면 더 살아라 

조금 더 살아서, 때가 되면 불지 않아도 날아가라

그렇게 네 때가 되면 찬란한 오월의 불꽃놀이를 보여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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