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저리 동그래
어쩜 저리 고요해
누가 동그란 막을 쳐놨나
괜히 그 동그란 막을 걷어내고 싶은
이 무슨 못된 심보
떠오르는 장면 하나
민들레 씨앗을 호 하고 불던 그 장면
고요한 세상을 뒤흔들어
누군가에게 가 닿게 하려던 숨찬 입김
못된 심보는
첫사랑의 아련함을 끌어내어
기어이 고요함을 헝클어트리기로 한다
후~~~
후~~~~~~
비눗방울만큼 가벼울 거라 여긴 그것들이
단단히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
내 사랑이 이기느냐
네 생명력이 이기느냐
후~~~~~~~~~~~
후~~~~~~~~~~~~~~~
그 작고 여리여리한 솜뭉치들은 끝끝내 손을 놓지 않는다
내가 졌다
못된 심보인 내 사랑이 졌다
그렇다면 더 살아라
조금 더 살아서, 때가 되면 불지 않아도 날아가라
그렇게 네 때가 되면 찬란한 오월의 불꽃놀이를 보여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