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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Dec 20. 2022

honesty

고마워요 청년

오늘도 시작된 이웃의 노래 연습시간.

그런데 웬일인가.

내가 진짜 좋아하는 어니스띠~~~

피아노로 시작되는 첫 소절이 가슴을 띵 울린다.

그렇게 하여 시작된 나의 생각.


브런치 작가가 되고 한 달 반이 지났다.

어떻게 지났는지도 생각이 안 날 만큼 내 머리는 온통 생각에 빠져있었다.

무얼 하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조각들을 잡느라고 

잠보인 내가 늦게 자고, 브런치 알람을 보며 글을 읽고, 또 읽고 읽다가 잠들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마지막 글을 쓴 이후로 더 이상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아니 정확하게는 머리가 멍하다. 

뭐야 고것 좀 썼다고 생각이 안 나나?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자

진짜 작가라도 된 것처럼 모니터 속 하얀 커서가 부담스럽다.

껌벅껌벅.

이건 커서가 아니라 내 눈이다.

갑자기 미친 듯이 잠이 오기 시작했다.

겨울이 왔다는 알림과 동시에 시작된 매서운 추위처럼 나에게는 잠이라는 것이 덮쳤다.

자도 자도 잠이 오고, 눈은 팅팅 부어있고, 맑은 정신을 가지려 해도 도저히 눈이 떠지질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자자 

그동안 못 자서, 아니 안 자서 잠이 몰아서 쏟아지나 보다.

글을 쓴 지 일주일이 지나니 마음이 괜스레 조급해지고, 글을 쓰라고 브런치 알람은 계속 오는데.

월요일인 오늘은 오른쪽 엉덩이까지 아프다.

앉아 있지 말라는 건가. 자연스레 몸을 눕혔다.

뜨끈하게 지져야 살 것만 같다.

학교 간 아이가 없는 틈을 타 온 방안을 어두컴컴하게 하고 찜팩의 온도를 강으로 맞췄다.

엉덩이를 '앗 뜨거워' 소리가 나오게 지진다. 

눈은 끔뻑끔뻑. 

잠이라도 자야겠다. 쓰지 못하겠으면 듣기라도 하자. 

어쩌면 지금 나에겐 뱉어내는 게 아닌, 무언가가 들어와야 할 시간인지도 몰라. 

내 몸이 그걸 알려주는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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