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을 잘한다. 그게 재미있건 없건. 그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혹은 어색한 분위기를 없앨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곧잘 한다. 그닥 재미있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농담이 모두에게 잘 되진 않아도,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면 조금은 긴장 안해도 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게 좋다. 난 항상 그랬다.
나는 본래 우울한 사람이었을지 모른다. 혼자 있으면 곧잘 우울해지니까. 슬픈 음악을 찾아 듣고 감성이 깊어진다. 눈물은 항상 잘 흐른다. 과거를 떠올리기도 지금을 생각하기도 나중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게 어찌되었건 슬프고 좋지 않은 건 항상 똑같다. 슬프고 아련하고 힘들 것을 생각한다. 우울한 생각이 겹치면 그렇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도 농담을 한다. 농담을 혼자 하고 있다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허투루 웃고 털어 버리려 한다. 괜히 잡생각에 우울해지기 전에 별거없는 농담으로 떨쳐버리려고 한다. 그렇게 자꾸 오려는 우울과 슬픔을 밀어낸다. 그러면 조금은 웃는다.
농담은 참 어설프고 헛되지만 재밌다. 혼자 있을 때나 누군가와 있을 때나 농담을 한다. 그래야 내 눈물이 안보이고 적어도 슬퍼 보이지 않는다. 농담은 가면이 될 때도 있고 누군가와의 연결 고리가 될 때도 있다.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꼭 내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 나는 어떤 농담을 얼마나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