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ckey Jun 11. 2023

(술 마실 사람) 누구 없소

2023년 6월 11일 아침에 비, 그리고 쾌청한 일요일

https://www.youtube.com/watch?v=QtGu_KaQiIc


 일요일의 마무리는 보통 러닝이다. 일요일은 약속을 만들지 않는 편이라 혼자 있다 보면 간만에 게으름을 부리며 오전 러닝도 하지 않는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오는 오전이면 그 핑계로 말이다. 액체가 된 듯 하루종일 침대에서 돌아다니다가 오후 늦게서야 일어나서는 저녁부터 움직이다.


 저녁 러닝을 한참 하고 나면 왜 운동 했나 싶을 정도로 맥주를 들이킨다. 소주는 내일이 걱정되고 와인은 분위기가 잡혀 길어질까봐 문제다. 가볍게(?) 맥주 한잔으로 마무리 할 생각으로 맥주 한 캔을 연다. 그리고 곧 생각한다. 더 마실까?


 이럴 때 혼자 사는 건 참 재미없다. 형제이든 친구든 아니면 동네 사람이든 아는 사람이 있으면 가볍게 맥주 한잔 하자고 연락하고 싶은데 일요일 밤 11시에는 그게 좀 어렵다. 혼자 더 마시자니 조금은 재미없기도 하고 말이다. 맥주는 아직 많이 남았는데.


 작년 여름, 아는 동생이 집 문제로 3주간 내 집에서 같이 지냈다. 둘은 밤이면 같이 러닝을 하고 맥주를 한잔 했다. 같이 사는게 조금은 불편해도 그게 그렇게 재밌었나 보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우린 그 이야기를 한다. 우리 취한 밤들을 꽤 자주 보냈다. 바보 같이 취해선 재밌다고 웃었던 날들.


 혼자 사는 건 편해도 외로운 건 어쩔 수 없다. 편한 외로움, 공허한 자유로움. 장점과 단점은 항상 같이 온다.


 오늘 누구 나랑 술 마실 사람 없나 카카오톡 메세지 창을 본다. 아니 그만 보자. 이것만 마시고 자야지. 근데 조금 모자르다. 맥주 한 캔만 더 마시고 자야겠다. 노래가 아직 안끝났다.


 거기 누구 나랑 술 마실 사람 없나.




매거진의 이전글 (소주 한잔에 담긴) 서울의 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