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을 뛰다.

by Mickey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한낮에는 사무실 바깥은 쳐다보기도 싫은 오늘이었습니다. 잠깐 커피를 구매하러 나간 5분 사이에 흘러내린 땀을 보니 아침에 뛴 제 자신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할 정도였죠.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다음 집과 일정이 맞지 않아 보관 이사를 하고, 일주일간은 회사 근처 오피스텔을 빌려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오피스텔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 궁금하기도 했고, 일주일간 출근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근처가 망원 한강 지구라 러닝 하기 참 좋을 거라고 기대하고 지금의 오피스텔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7월 8일 아침 가벼운 차림으로 시작한 러닝은 예상보다 뜨거운 햇살과 텁텁해지는 공기에 본래의 10km 거리수를 채우지 못하고 6km만 뛰고 곧 돌아왔습니다. 그마저도 꽤 뛴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온몸이 젖고 몸은 기진맥진이었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꼭 새벽에 뛰어야 한다는 것을 잠시나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러닝은 참 좋았습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한강 주위를 달리는 것, 도시의 한가운데서 도로를 가로지르며 뛰는 느낌은 꼭 마라톤에 나간 느낌이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름에 열리는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아마도 아테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뜨거운 햇살 아래서 연습을 하는 내용이 기억났습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뛰어가는 저의 모습에 감사하면서도 이상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모두가 더위에 인상을 찡그리는 출근길에, 저는 그 햇살 가운데서 갈라지는 근육을 만들며 뛰고 있었습니다.


요즘 업무에 지쳐 혹은 불안정한 미래의 두려움에 그 어떤 행복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죠. 아침의 러닝이 제게 주는 살아있는 기분과 명상을 통해 차분해지는 하루의 시작이 절실했던 것입니다.


내일도 덥다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뜁니다. 새벽부터 출발해 1시간의 거리를 뛰고 또 하루를 시작할 겁니다. 뜨거운 햇살이 가득한 거리를 뛰며 살아있음과 그에 따른 행복을 하루에 시작으로 두기 위해서 뛰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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