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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kySong Aug 04. 2023

PE라고 불리는 그 곳 - 첫 식사

Port Elizabeth - South Africa

앞으로 3개월 동안 Port Elizabeth에 있게 되었다. 


남아공은 관광 목적으로 3개월의 비자가 나오는데,  나의 여정은 3개월 이상 지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별도의 비자를 신청해야 했었다. 남아공으로 함께 트레블 하는 친구들과 함께 남아공 대사관으로 가서 비자를 신청했다.


모잠비크에선 강력한 기억이 2가지 있는데,  매우 진한 에스프레소에 흑설탕 한 스푼을 탔을 때와 남아공 대사관으로 향해서 비자를 신청할 때. 이 이야기는 모잠비크 편에서 자세히 다루는 것으로 하고...


Johannesburg 공항에서 경유하여, Port Elizabeth로 향했다.  환승하는 공항에서 Wimpy 라는 곳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는데,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식사였다.


Wimpy는 남아공에 흔하디 흔한 카페? 패스트푸드점? 이라 볼 수 있다.

https://wimpy.co.za/

나는 햄버거를 잘 먹지 않아 주로 커피와 간단히 요거트나 핫케이크, 샌드위치 등을 먹었다. 내가 갔을 때(2017년)는 남아공 물가가 꽤 저렴했던 터라 부담 없이 아침이나 점심을 해결하기에 괜찮았었다.


일행 중에 영국인 G가 있었는데, 익숙한 듯이 이 가게로 향했고, 지금 찾아보니 주로 영국과 남아공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이라 G가 그렇게 당당한 발걸음으로 향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나름 정상적인(?!) 따뜻한 라떼와 크로와상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어서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식사였다.

항상 음료를 먼저 내어준다는 것도, 이때 처음 알게 되었다. 이미 반쯤 마신 Latte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할 때에, 서버가 우리에게 와서 지불하려고 했던 팁보다 5% 이상의 팁을 요구했을 때, 그때, 처음 발걸음을 당당하게 옮겼던 G의 당황스러움이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다.

상식적으로 (라고 하지만, 나의 상식이 너의 상식이 아닌 경우를 경험할수록 이 말에 실리는 힘은 덜하긴 하다) 팁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거늘... 팁 문화에 익숙지 않은 나도 황당하긴 했었다.

G는 이후로도 이 에피소드를 여러 번 다른 사람에게 말했고, 나는 그 에피소드를 옆에서 들으면서 '아 그때 그랬었지, 많이 당황했었나 보군. 그리고 강렬했었나 보다.'라고 생각했고, 여러 번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기억 형성에 일조했다고 본다.


Port Elizabeth에 가기 전에, 이곳에 대해 알아봤을 때는 2가지가 나왔다. 바람의 도시, 그리고 남아공 월드컵 경기 시, 대한민국의 경기가 한 번 열렸던 곳.


바람이 그리 부는지는 언덕에 가서야나 체감할 수 있었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월드컵이 열렸던 곳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공항 벽면에 있었던 것이 위의 커버 사진.

이제부터 나는 공항 바닥을 꽤 많이 밟게 된다. Caribbean의 여러 섬나라에서는 특히나


첫날 저녁, 환영의 만찬은 Braii였다.

환영의 뜻으로 우리가 3개월 동안 머물게 될 집에서 저녁은 남아공식 바베큐, Braai를 준비해 주셨다.


간단한 샐러드와 난생처음 보는 떡 같이 생긴 밥도 아닌 허연멀건한 것(은 Pap이라고 불리는 남아공 전통음식이었다. 옥수수 가루로 만든 죽 같은 것이었고, 우리의 호스트는 Zimbabwe에서 온 사람들이어서, 이것을 Sadza라고 불렀다)과 토마토와 양파를 볶은 곁들임 채소 그리고 저기 저 그릴에 다양한 고기를 구워서 먹었다.


그리고 사모님인 B는 나에게 물으셨다.

"한국에선 김치를 먹는다는데, 네가 김치를 한 번 요리해 줄 수 있니? 가르쳐주면 좋을 것 같아. 내가 유산균 음식에 푹 빠져있거든"

"음, 네?????"

김치라뇨... 부인...

김치를 잘 찾아먹지도 않고, 챙겨 먹지도 않는 나인데, 그러니 한국에선 당연히 김치를 담가본 적은 없고, 본가 떠난 지 꽤 되어서 어릴 때 엄마가 김장철 김치 담그던 모습이 추억이 방울방울처럼 그 모습만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나인데, 이런 나한테, 김치를, 요리를?


하지만 거나한 저녁을 얻어먹고 앞으로 당분간 신세를 질 텐데 거기서 어떻게 'I Can't' 이렇게 단호히 말하겠나... 도리가 아니지... "음... 김치를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려면 암튼 필요한 재료들이 있는데, 구할 수 있는지 볼게요"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지만, 이 말은 후에 엄청난 폭풍을 불러왔다...


남아공에서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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