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밍한 밍 Feb 17. 2024

'한결같다'에 관하여

<일상>

  점심을 먹고 복귀하던 중.


"밍님은 참 한결같아."

"네? ㅈ..제가요?"

"응~ 한결같이 열심히, 다 잘하잖아."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도 묵묵히 열심히 잘하시니까, 저도 그런 분위기에 같이 어우러지려고 그러는 거 같아요."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담스런 마음이 왕창 생긴 짧은 시간. 어떠한 점 때문에 이런 분위기를 느끼시게 된 걸까? 새삼 궁금해진다.

  한번 궁금함에 꽂히면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 질문을 놓치지 못하는 나. 만 하루의 시간이 지난 와중에도 '한결같다'란 단어가 머릿속을 맴돈다.


  대체 '한결같다'란 무엇일까?
  사전에선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꼭 같다.

2. 여럿이 모두 꼭 같이 하나와 같다.


  여기서 두 번째 뜻은 아닐 것이고, 그럼 남은 건 첫 번째의 뜻인데..

나의 어떤 부분을 보시고 '한결같다'란 이야기를 해주신 걸까?


  올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프로젝트 하나를 메인으로 받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관련 자료 개발을 마치고, 운영을 앞둔 시점. 혼자 자료 피드백을 받고, 찾고, 수정하고의 반복. 우직하니 자리를 지키며 특이사항 발생 시 의견을 요청하며, 결과를 공유하는 과정을 밟으며, 가까스로 무언가를 자료 개발을 마무리지었다.


  자료 검토 중 여쭤보시는 내용들을 답하고, 업무지시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만들어가며 무한 수정의 굴레 속 지난 한 달간의 야근.


  그 시간 속에서 제 맡은 바 우직하게, 꿋꿋하게 해내는 것을 보아하니 한결같은 사람처럼 보였나 보다.

리허설을 앞두고 자료를 보내고, 자료 개발을 매듭지으며 마지막까지 남아 사무실의 마지막 불을 끈 지난밤.


  어쩌면 '한결같다'는 표현이 내게 준 동기부여이자 책임감 아니었을까.


  늘 동경해 오던 대상이자 가 되고 싶어 하던 바가 바로 '한결같은' 사람이었다.

그런 말을 짧은 순간이니마 듣게 될 줄이야.
기분이 묘한 그런 날.

매거진의 이전글 서럽고도 서럽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