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새벽 4시 40분. 울리는 알람에 맞춰 눈을 떠야만 했다. 담당 프로젝트의 출장길을 위해. 오랜만에 나 홀로 출발하는 출장길이 심심하지 않도록(?)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나를 반긴다.
이른 시간, 하행 1호선에 몸을 맡긴 채 잠시 눈을 붙였다 뜨길 반복한다. 내려야 할 지하철 역에 다다를수록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히 나온, 작업복을 걸쳐 입은 사람들의 비율이 점점 많아진다. 참으로 부지런한 사람들. 그 사람들 덕에 이러한 인프라가 만들어짐에 고마움을 느끼며, 무사히 내려야 할 역에 도착한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 택시에 몸을 싣고 달리길 약 13분.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다.
도착한 시간 7시 2분. 약간의 세팅을 마친 뒤, 이른 시간부터 영업하는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사 마시며 온몸을 카페인 기운으로 충전시킨다. 카페인에 반응하여 점차 활기를 띄는 나의 세포들.
출장 전날 저녁. 급하게 처리해야 할 건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오전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한 손엔 우산을, 한 손엔 지팡이를 손에 쥔 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혹시 오늘부터 서비스 이용 가능할까요?"
"아.. 일단 당장은 선불로 하셔야 해요."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다른 곳으로 후다닥 발걸음을 옮긴다.
"안녕하세요. 혹시 오늘부터 서비스 이용 가능한가요?"
"아 그럼요. 당연하죠. 혹시 몇 명 정도 될까요?"
"00명입니다."
"알겠습니다. 매일 동일한 인원이신가요?"
"아 그건 아니고 주기적으로 올 거예요."
"알겠습니다."
무사히 급한 불을 끄고, 보고하고 다시 출장지에 자리 잡아 업무를 보며 무사히 첫날을 마무리한다.
이튿날 새벽 4시 40분. 울리는 알람에 맞춰 눈을 뜬다. 눈이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 출장길. 아.. 첫 출장길부터 날씨가 짗궃다. 이렇게까지 나의 출장길을 반겨주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지. 어제와 같은 길을 뚫고 가는데, 택시 차창 너머 보이는 눈꽃이 정말 아름답다. 찰나의 고요하고 새하얀 풍경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을 두 눈에 담은 채, 출장지로 향한다.
작일 만들어 작업을 끝낸 작업물을 한번 쭉 검토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질의를 받고, 자료를 보낸다.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복귀.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출발하여, 서울 자취방에 도착한 시간은 8시. 편도 장장 3시간이 걸리는 길을.. 온 셈이다. 와 만만치 않네. 앞으로의 남은 일정이 결코 만만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퍼뜩 스친다. 뭐.. 그건 그거고. 어쨌든 집에서 자료를 정리, 마저 보내며 첫 출장을 마무리한다.
이번 출장길의 수확은 지금도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택시 차창 너머의 그 눈꽃이리라.
행여나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긴장의 연속이었던 이번 출장 속, 나의 그런 마음을 달래준, 찰나의 여유를 선사해 준 그 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