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눈물

by 새벽뜰

사소한 말 한마디가 문제였다. 대부분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건 엄청난 사건이 아니라 흘려 들어도 무방한 , '툭' 던진 말 한마디인 경우가 많다. 어느 날부터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네가 먼저 그랬잖아' 하는 말. 그 말을 듣고 있으면 나는 아주 억울한 심정이 됐고 내가 바라본 상대방은 아이만도 못한 유치함으로 돌돌 말린 철딱서니처럼 보였다. 서로의 감정이 순환되지 못한 상태에서 불쑥 터뜨린 말은 부지불식간에 스파크를 튀기면서 큰 불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그날의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도대체 스트레스는 어디서 오는 걸까.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넘겨짚고 가야 한다고 느낀 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아무런 죄가 없는 애먼 인물들에게 화가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난 사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아기는 한 명이지만 내 몸은 열두명도 더 필요할법한 상황들이 거의 매일 나를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찾아왔다. 나는 그동안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고 모든 엄마 그리고 아빠 부모가 된 모두가 어렵고 힘겨우니 괜한 유난 부리지 말자고 생각했었다. 뻔한 사실이니 단순히 나의 예민함과 스트레스일 뿐이라고 단정 지으며 무조건 견뎌 내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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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을 찾아보고 정보를 검색하고, 내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일련의 감정 소용돌이는 단순한 스트레스보다는 '번아웃'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았던 날, 감정이 병이나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날. 다행히 위험 수준은 아니었지만 방치를 하기엔 무거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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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봄날에, 이토록 아름다운 내 아이를 키우는데 어울리지 않게 번아웃이 왔다는 게 슬펐다. 즐거운 편지, 반가운 손님이 찾아와도 모자를 이 봄날에 말없이 나를 스쳐갔으면 하는 불청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굳이 장점을 찾아보자면 자신을 이해하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것일 거다. 이해 다음엔 방법을 모색하면 될 일이고. 알아채고 나면 나를 뒤흔들 예민한 말 따위는 처음부터 사실 별로 없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서도 우리는 번아웃이라는 무시무시한 감정을 겪는 것일까.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수록 나를 더 많이 내어주고 싶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희생 본능 때문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널 많이 사랑해.라고, 대부분의 시간을 고백하는데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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