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다. 전공을 문예창작으로 전과할 수 있었던 건 내 인생의 불행 중 다행한 일이었다.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우리에겐 사랑스럽고 귀한 아기가 먼저 찾아와 기다려 주고 있었음을 알았다. 너무나 감사하고 기뻤지만 내 인생에서 글쓰기라는 행위를 마음 놓고 편안히 하기엔 쉽지 않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많이 생겨났다. 결혼 후, 나에겐 바뀐 상황과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런 예열의 시간도 없이 바로 실전에 투입된 기업의 사장처럼 고단한 시간이 많았다. 오늘 갔다 내일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되는 직장도 3개월이라는 수습기간이 있는데 나는 영원히 그만두고 싶지 않은 가정이라는 사회에서 아내와 엄마라는 커다란 직급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잠깐의 연습도 없이 그저 겪어 채득 하는 방법밖엔 없게 되었던 거다. 그 와중에도 불쑥 걸림돌처럼 마음을 힘들게 하던 개인적인 사건들까지 겹쳐져 나는 사실, 아주 많이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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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가 되고자 했던 건 내가 알았지만 잊고 살았던 나의 추억을 소환해서 나에게 익숙한 설렘을 되찾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소곤소곤 문장을 나열하다 보면 차분한 열정이 아직 살아있다는 게 실감 났다. 수많은 브런치 작가분들의 글을 읽어본다. 그리고 나는 오늘 모처럼 가슴 따뜻한 어느 분의 글을 읽었고 감동을 받았다. 난 가만히 읽어 공간을 소리 없이 나오는 투명한 독자가 된 적도 있고 때론 꼬리를 달아 존재가 있는 독자로 말을 이었던 경우도 있다. 누군가를 위한 글이 늘 좋은 건 아니지만 늘 자신에게만 집중되어 자신의 삶을 자랑하듯 나열해 놓은 글은 나에게 위화감 또는 불편함을 주어서 선뜻 좋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글이란 아주 개인적인 취향이 듬뿍 담긴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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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글을 쓰길 바랐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 마흔이라는 나이가 그리 먼 것이 아니게 된 지금, 시작은 나에게서라도 위로는 누군가들이 받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려면 어떡해야 할까.
마음을 잘 돌봐야겠다. 삐딱하지 말고 올곧게 서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볼 줄 알아야겠다. 그리고 나는 고유하고 특별한 인간임과 동시에 평범한 사람이란 걸 잊지 않는 겸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요즘 배우고 있다. 가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