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법을 몰라서

어렵긴 하지만 분명히 가능한 것

by 새벽뜰

실타래처럼 엉킨 마음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생각이 많고 복잡한 거리를 자꾸 찾아 헤매는 게 습관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됐던 건 오래전이었고 그래서 나를 다시 세우고 고쳐 써 보고자 했었다. 하지만 그렇듯이 사람은 작심삼일을 무시하기가 어려운 존재 아닌가.


정보의 폭주는 나 같은 사람을 더 불안으로 몰고 간다. 같은 주제만으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정보가 제공된다. 하물며 같은 사람이 하는 말도 여기서 다르고 저기서 달라진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내가 실행하고 있던 정보 공유의 알고리즘을 모두 끊어 버렸다. 그리고 한결 같이 같은 말을 하며 혼란을 주지 않는, 나와 잘 맞는 전문가의 정보만 생성되도록 재설정하였다.


마음이 약해져 미약한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상태의 사람에겐 너무 많은 말과 정보의 수집은 오히려 독이 된다. 실타래처럼 엉켜서 풀어질 것 같지 않던 마음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나를 흔들어놓는 원인은 갇힌 일상에서 시작된 것이었고 정보의 단절을 선택하는 것이 나를 처음처럼 파릇하게 만드는 방법임을 알았다. 나는 늘 초라해져선 안됐고 누구보다 앞서기를 원했다. 색안경을 쓴 사람처럼 내가 가진 것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당신도 힘들다는 걸 모르는 사람 같았다. 지금은 이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음을 더 이상 부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복잡한 심경과 우울하다는 말과 슬프다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나는 이렇게 잘못된 정보로 또다시 불행한 사람이 되고 있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이 모든 것을 한 번 포기해 버리기로 했다. 지금은 슬픈 시대이고 그래서 우울한 시대다. 당연한 사실을 애써 밀어내 행복하게 살자, 하면서 계속 부인하려 하니 힘들 수밖에. 마음에게 지는 건 자존심 상할 일이 아닌 거다. 마음은 늘 입바른 말을 하는 옛 조상님 같으니까. 포기하는 법이 어려워도 한 번 채득 하면 숨 쉬는 것처럼 편안해질 거다. 나는 이 시대가 슬프다. 그리고 우울하다. 그래서 잘 버텨주는 나를 기특히 생각해 오늘은 평소보다 더 맛있는 걸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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