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연
옛날 옛적에,
내가 지극히 사랑했던 친구가 있었다.
서로의 상황과 물리적인 거리의 폭이
쓸데없이 잘 맞아떨어진 타이밍이었다.
순간의 머뭇거림과 찰나의 선택이었다.
가까웠던 거리는 천만리처럼 멀어졌다.
타이밍이란 게 그렇다.
한쪽에선 기가 막히게 좋은 것이
다른 쪽에선 가장 안 좋은 것이 될 수도 있는 것.
시간에 버무려져,
휘휘 저어져,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다시 만나 지게 될지도 모를 일.
나는 지웠고 상대는 기억할 휴대폰 속 대화라던지.
나는 묻었지만 상대는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올 질문도.
나는 잊지 않았고 그 먼 옛날,
나를 보고 있던 아련한 시선을 종종 생각한다.
잘 지냈냐 물어오면 , 덕분에 아주 잘 지냈다
고마운 사람이었다 말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
따뜻한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