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연
지나고 나면 사랑이란 게 그렇다. 꿈같기도 하고 사실이었던 것도 같고 환상 속의 그대처럼 우리가 보낸 모든 시간은 몽환적이게 되는 그런 것이다. 잊고 살다가 아니면 진짜였나 가짜였나 모호한 기억을 더듬어 보다가 서로가 서로에게 주었던 '유일한' 그 무엇인가를 찾게 될 때, '아, 그와 나는 사랑을 했었구나' 한다.
사랑이란 건 공평하지 않다.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감정은 시소 같고 상황은 롤러코스터 같다. 평안한 호수와도 같아서 진심으로 내 마음은 호수요 되뇌려면 마음도 정신도 한바탕 폭풍우를 맞아 흠뻑 젖고 난 후에나 가능하다.
사랑은 어느 한쪽을 계속 울리기도 하고 그 기억에서 만들어진 추억들은 겨우 멈추려는 울음을 자꾸 쏟아내도록 만든다. 시작과 끝은 다를 수 있고 내가 더 사랑했다고 믿은 건 오랫동안 착각한 오해였을지도 모른다.
사랑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내 이름이 변하지 않고 그의 이름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언제나 고유하고 아름답다. 사랑은 좋은 것이고 그 좋은 것을 오랫동안 하였으니 행복하고 감사하면 된다. 함께 하여 좋았던 추억과 함께 하여 좋지 못한 추억이 있다고 하면 나의 사랑을 위해서라도 좋은 것만 기억해서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게 맞다. 나의 계절에 꽃처럼 머물러 주어 고마웠다 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