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3+3=0)

by 새벽뜰
그림. 인연



말이 끝나는 뒤에 어떤 단어가 들어오는지 보다 어떤 부호가 들어오는지 관심이 많았다. 글자를 대신해서 화자의 감정을 더 세밀하게 표현해주는 비밀 암호 같은 것이었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물음표인지 분명히 아는 확실함의 표현인 느낌표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련이 한가득 남아 뚝뚝 떨어지고 있는 말줄임표 인지. 생각을 곱씹어 봐도 말줄임표 속에 점점이 박혀 있는 무수한 비밀 감정은 무한대 같았다. 알아도 끝이 안 나서 종결이 맺어지지 않는 포화상태의 감정인 거다.


인연의 종결이 쉽지 만은 않다.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참으로 어렵다. 맺었던 관계를 없었던 것으로 돌리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만 하는지 나는 여전히 모르지만 내가 아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저 그런 인연이 있었고 이젠 추억으로 묻어두면서 한 번씩 꺼내보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붙잡고 있다고 잡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의미 없이 붙들고 있는 옷자락이 무안해질 뿐이다. 그렇게 놓아주어서 먼 훗날 우연히 만나 '안녕'이라 인사할 수 있다면 다시 리셋된 인연처럼 좋은 감정을 켜켜이 채워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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