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 포유" 영화를 혼자 관람했다. 너무 보고 싶은데 나는 그것을 꼭 조조영화로 보길 희망했으므로. 역시 혼자가 가장 큰 장점이었고 갈등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선택이었다. 극장에 혼자 가는 것은 나 역시 그리 익숙한 일은 아니었던지라 약간은 어색한 기류가 있었고 쭈뼛쭈뼛 꽂아놓은 보릿자루 같은 느낌이 있었다. 하지머 웬걸, 극장 안은 혼자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히려 그 모습이 자유분방하고 좋아 보였고 무엇보다 굉장히 여유 있는 사람들 특유의 안정감이 느껴져 좋았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엔 영화관 안은 불빛으로 사방이 잘 보이곤 하니까 사람들의 동향을 살피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군것질거리를 야금야금 먹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혼자 화면 광고를 보며 미소를 흘리거나, 그런 것들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이상할 것까지야 당연히 없다고 생각한 나였으나 어색할 수는 있겠다 생각한 나도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한결 느긋해졌다. 알다시피 영화는 새드엔딩이고 눈물이 범벅되는 순간들이 곳곳에 지뢰처럼 깔려있는 영화다. 그리고 찌릿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들이 많이 잠재되어 있는 내용이다. 만약 그 영화를 나 혼자 아닌 누군가와 봤다면 내가 그토록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을까 싶었다. 여운을 느끼기도 전에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느라 얼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넘쳐흐르는 풍성한 감명을 제대로 나눠보지도 못한 채로 가라앉혀야 했을지도 모른다.
세상엔 감동을 뼛속 깊이 공유할 만큼 마음속 여유공간이 넉넉한 사람이 별로 없다. 혼자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며 알게 된 사실인데 오히려 그 사실이 쓸쓸하기보다는 다행이라고 느끼게 됐다. 상대방에게 너무 많은 기대감을 품는 것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겐 민폐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날, 극장을 벗어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펑펑 울어버려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도꼭지가 고장이라도 난 것 같은 상황이었다. 충만한 슬픔을 느낄 시간은 충분했다. 덕분에 감성 하나가 가득히 충족된 느낌이었다. 극장에 혼자 앉아 여유를 보내는 일상이란, 좋은 영화를 무엇에 구애받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란, 모든 건 시간이, 상황이, 장소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요즘 같은 세상에 조금은 합당하게 굴러가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얼른 이 시대의 어둠과 퇴폐가 물러나길 바란다, 하지만 늘 가만히 우두커니 정체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하루하루를 참으로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하면서, 혼자만의 방법을 찾는 시간들은 진심으로 유익한 일이라 생각하면서, Beautiful day!
사진출처 naver 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