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종종 엉뚱한 문을 두드린다
집 나간 로담이 시작합니다.
그리움은 참 이상한 감정입니다.
기억하고 싶어서 떠오르는 게 아니라,
잊었다고 생각할수록 더 선명해집니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던 골목길,
카페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노래,
손에 쥔 커피 한 잔의 온도…
엉뚱한 순간에, 엉뚱한 감정이 불쑥 올라옵니다.
그리움은 그렇게
늘 준비되지 않은 마음의 문을 두드립니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지금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구나.”
나는 그제야 알게 됩니다.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그리움은 누군가를 향하기도 하고,
이미 지나간 시절의 나를 향하기도 합니다.
그때 더 잘하지 못해서,
더 다정하지 못해서,
아직도 그 장면에 마음이 머물러 있는 나.
하지만 그런 나조차,
지금은 조금 더 괜찮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이 꼭 다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니니까요.
그저, 나도 한때 누군가의 마음에 있었다는 작은 증거일 뿐.
그리고 그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기에—
오늘 이 순간,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집나간 로담이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