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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릉밈씨 May 10. 2023

한류 말고 라틴붐 ③

 동생이 지내는 마드리드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동생과 이런저런 근황 이야기를 나누며 또다시 렌페 열차를 타고 톨레도라는 근처 도시를 방문했다. 같이 놀면서 틈틈 사진을 찍어 부모님께 보냈는데

 '20년 만에 둘이 해외여행하네.'

 라는 답신이 왔다. 생각해 보니 중학생 때 일본 여행을 한 이후로 둘이 함 하는 해외여행은 처음이었다. 어쩐지 둘이서 보내고 있는 그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톨레도라는 도시는 동생이 스페인어를 공부하기로 결심하면서 15년 전에 여행으로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이라고 했다.

 "누나가 스페인에 안 왔으면 내가 또 톨레도에 올 이유는 없었을 거야."

 그 말을 듣고 딱히 스페인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하더라도 스페인에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스페인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톨레도는 중세 시대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는 도시였다. 만화, 축구에 이어 중세라는 스페인이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덕질 콘텐츠를 발견한 나는 도대체 스페인의 매력 포인트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지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언어 유명하지, 춤·음악 유명하지, 미술 잘하지, 건축 잘하지, 「종이의 집」도 있지.. 왜 그동안 이 나라에 관심을 안 가지고 살았을까 싶었다. 심지어 도시 간 고속버스, 열차 시스템도 잘 되어 있었다! 꼭 다시 방문해서 못 가본 도시들 다 돌아볼 것이다!


 어느덧 동생과 헤어지는 날. 동생이 다시 호텔까지 바래다주었다. 비록 동생이 지내는 곳은 들르지 못했지만 마지막 날만큼은 동생이 택시 타고 가는 모습까지 바라보고 싶었다. 하지만 동생은 스페인에서 손님은 그러는 거 아니라면서(진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먼저 호텔 방에 돌아가길 바랐다. 몇 번 실랑이 끝에 동생은 택시를 타러, 동시에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기로 하고 돌아서는데 뒤돌아보니 동생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재차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타서 잘 갔나 살펴보았더니 그때에도 여전히 서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막상 헤어지는 순간이 되니 너무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동생도 그랬나 보다. 호텔방에 돌아오니 지내는 동안 못 해준 것 같아서 미안하고 나중에 둘이 다시 꼭 같이 여행하자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동생은 가을에 결혼하기 때문에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알겠다고 답했다. 다시 안 볼 것도 아닌데 헤어지는 게 너무 슬퍼서 눈물이 많이 났다.

 정말 다시 안 볼 것도 아닌 게.. 동생은 마지막으로 보던 날 기준으로 딱 2개월 뒤에 완전 귀국한다.



 귀국하고 나서 동생과 스페인이 그리운 마음에 스페인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하거나 여행 자료를 찾아보거나 했다. 그러다가 그 분위기가 그리워져 라틴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4월 말, 햇살 좋고 매력 넘치는 스페인 그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스페인어 노래 몇 곡을 추려 공유한다. 함께 듣고 싶다.


ROSALÍA [LA FAMA ft. The Weeknd] ▶ https://youtu.be/e-CEd6xrRQc



maye [Tú] ▶ https://youtu.be/jhQ4WVJwz7w



Alaina Castillo [un niño] ▶ https://youtu.be/vHStQULXH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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