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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sy May 20. 2024

철학 커뮤니케이터로 다시 시작

"날개야 돋아라, 다시 날자!"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미국의 소설가 거트루트 스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주는 무한하고 사람은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 헤맵니다. 예술가의 소명은 어떠한 경우에도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존재의 공허함에 해독제를 찾는 것입니다."


고백하자면 얼마 날지도 못했는데 추락하는게 지긋지긋해서 몇번이고 절망하고 굴복했습니다. 

방송기자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고도 정작 원하는 일을 찾지 못했구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았을 때는 많이 늦었더랍니다.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페이지와 정식계약하고 100화 완결낸 웹소설은 흑역사로 묻혔습니다. 인세 계약했더니... 100화를 쓰고도 5만원도 안되는 원고료를 정산 받았습니다. 돈이 목적이 아니었지만요. 작가로서 그게 내 첫 성적표였습니다. 


그뒤는 공모전에 매달렸습니다. 뭘하더라도 '소설가'로 인정받으려면 당선이라는 두글자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것도 착각이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공모전에 탈락하다가 2021년이 끝나가던 어느날 예총에서 주관하는 '예술세계 신인상'에 당선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예술세계 잡지에 내 단편소설이 실리고 시상식에서 상패와 꽃다발도 받았지만 날기는 커녕 한 계단 위로 올라가는데에도 실패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쓰고 싶은 글, 하고 싶은 대로 내 모든 것을 담은 장편소설에 집중했습니다. 

기자생활하면서 취재한 여러 내용에 상상력을 더해 장편 <컬러>를 탈고했습니다. 함께 일했던 대행사에 원고를 보냈더니 좋다면서 굵직한 플랫폼 회사와 계약을 주선했습니다. 계획대로만 됐다면 웹툰과 게임으로도 확장됐을 세계관이었죠. 그러나 그것도 계약에만 1년 이상을 끌더니 감감 무소식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 것은 존재의미를 찾는 과정이 분명합니다. 포기하고 또 포기한 것도 사실입니다. 

2년 가까이 자포자기 심정으로 영화, 드라마, 책, 음악 등 남의 콘텐츠를 습득하는데에만 시간을 썼습니다. 

'이제 뭘해야 하지? 하지 말까?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굶는 건 아니잖아.'


그러다 '철학 커뮤니케이터'라는 단어가 문득 입력됐습니다. 

철학은 반성의 학문이고 대학때부터 한번도 놓지 않고 탐구하던 인생화두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파면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철학 전공자로서, 방송경력의 커뮤니케이터로서, 일상에서 철학을 알기 쉽게 풀이하면서 존재의미를 찾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우선은 영화와 역사적 인물의 삶 속에서 철학적 코드를 찾아 풀이하려 합니다. 나름의 '해독제'를 찾는 작업입니다. 함께 해 주시고 여러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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