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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Sep 09. 2022

활짝!

만개하라, 나의 중년



만개하는 나이, 마흔-


삶에 대한 이해가 드는 사십 대는 늙어가는 부모님, 커가는 아이들 사이에 책임감과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때다.

하지만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나만의 힘이 생기는 나이  이기도 하다.

젊음의 빛을 잃어가고 노년의 그림자를 느끼며 중년의 길을 걷다 보면 스스로가 측은해지기도 하지만 나만의 생각이 무르익고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좋은 집과 좋은 차 여유로운 생활이 저절로 찾아올 거라고 근거 없이 꿈꿔 왔던  중년은 아닐지라도 


내게는 나만의 행복과 감사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행복이,  누구에게는 저런 행복이 주어진다.


시시때때로 닥쳐오는 예상치 못한 사고와 사건들을 극복해 나가면서 가진 것에 대한 반짝임을 호주머니에서 쓱 꺼내 본다.

그제는 흰머리를 서너 개 뽑았다. 친구들은 이미 희끗희끗 흰머리가 많이 보였는데 비교적 나는 흰머리가 늦게 나서 거울을  때마다 빛에 반사되는 머리카락이 흰머리인가 아닌가 들여다 보고는 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흰머리들이 등장하기 시작.


쏙쏙 뽑아 손바닥 위에 올렸더니 하얀 머리들이 “어서 와.” 하며 나를 반겼다.


삶의 계절이 가을로 변하는 순간이다. 가을날 길에 핀 가을꽃들을 떠올린다. 한들한들 바람에 날리는 꽃들은 봄의 꽃들보다 더 선명하고 강하다. 노랗게 변한 벼와 빨갛게 익은 사과와 곳곳에 섞인 갈색의 풀잎들- 여름날이 강렬한 초록이라면, 가을은 이렇게 황금빛이다.


활짝 , 강인한 꽃들이 가득한 나의 인생을, 나의 중년을 그려 본다.

달려가는 속도를 따라잡기도 전해 흘러간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은 경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장 한 장 놓치기 싫고 잃을 수 없는 소중한 순간들을 만지고 느끼면서 걸어간다.


  어느 날보다 활짝- 만개한 나의 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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