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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Oct 05. 2022

너희들과 함께라면!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챙길 것이 너무 많고 아직 젖도 못 떼고 기저귀도 못 뗀 아이들 업고 다니느라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더 많다. 큰 아이가 열두 살, 둘째 아이가 아홉 살인 지금은 같이 다니는 게 더 재미있고 즐겁다고 느낄 정도로 우리 아이들은 좋은 여행 친구로 자라주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접어들기 전, 1월에 떠난 치앙마이 여행에서는 이렇게까지 좋은 친구가 있었나 싶게 성공적인 여행을 했다. 물론 먹고 마시고 쉬고, 휴양지에서의 여행이라 크게 힘들 일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하며 즐긴 여행으로 기억되었다. 그때도 무거운 짐을 불평하나 안 하고 열심히 들고 동생까지 챙기던 큰 아이의 어른스러움이 큰 몫을 했었다.


내년에 비교적 긴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하니 아이들을 동반하여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면 나 혼자 떠날 때보다 훨씬 행복할 것을 알기에 설렘과 기대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구글 앱 몇 가지와 현지 택시 앱만 있으면 뭐 무서울 것이 있으랴.

쉬엄쉬엄 무리하지 않게 스케줄을 짜서 교육적 효과보다는 그곳만의 분위기를 즐기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여행으로 기억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난밤은 숙소 검색에 열을 올렸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호젓한 공원에서 산책하는 나날들을 그려본다. 미술관과 박물관을 전부 다 보고 오겠어!라는 스타일은 우리 가족과는 조금 맞지 않아서 여행 가성비는 떨어져도 공원이나 동네의 작은 가게들, 아기자기한 프리마켓 등을 보는 것으로 계획 중이다.

물론 기억에 남을만한 명소도 가긴 가야겠지? 여행서 한 권을 상호대차 신청하고 유튜브나 블로그에 올려진 동선들을 미리 보며 공부를 시작했다. 꼭 가야 할 곳과 패스해도 괜찮을 곳을 정한다.

숙소 근처에 웨이팅이 길지 않으면서 맛있는 로컬 맛집 등도 리스트에 올려 본다.

원래 여행은 계획할 때가 제일 즐거운 법이니까 매일 보던 다른 뉴스나 동영상 등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재밌게 탐색하게 된다. 하루 정도는 의식의 흐름대로 눈앞에 보이는 대로 버스를 잡아타고 다니는 여행도 우리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모험할 수 있으리.

아직 너무나도 멀고 먼 그곳에서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이번 겨울은 봄의 여행을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우울하지 않게 보낼 수 있겠어. 어느덧 싸늘해진 날씨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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