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by 한밤

혼자라는 건 눈물겹다.

소름 끼치게 무섭다.

사실 내가 가진 건 내 몸뚱이가 전부고

가족, 친구, 이웃 그 누구도 영원히 내 편에 서 줄 이가 없으며

내 인생은 내가 헤쳐나가지 않으면 아무도 노를 저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쑤신다.

어떤 고통도 고난도 아픔도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내 몫이다.

그러니까 결국, 내 인생을 감당할 사람은 배우자가 있든 친구가 있든 가족이 있든 오직 ‘나’뿐이다.

인생은 혼자 태어나 혼자 떠나는 여정이었다.

말로 들을 땐 실감이 안 났는데 막상 그 순간이 닥치니까

이토록 선명하고도 잔혹하게 다가온다.

빈 총으로 여기저기 싸움터를 헤맨 느낌이다.

그러면서 살 수 있을 거라고 크게 착각하고 있었는데 총알이 없음을 이제야 알아챈 싸함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간다.

나는 어찌 그리 환상 속을 헤매며 살았는지 한숨만 뿜을 뿐이다.

처참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바보 같은 바람이 고개를 든다.

“누구라도 내 편이 되어줬으면….”

썩은 동아줄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다.

누구에게라도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나를 지배한다.

하지만 내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

내가 해내야 한다는 것,

내가 나의 구조대라는 것,

알면서도 두리번거렸던 시간들은 그저 어리석음을 늘릴 뿐이라는 것.

이제야 진짜 세상을 무릎을 치며 알게 됐으니

이 모든 건 내 인생이 술술 풀려나가기 위한 서막이라 생각해 본다.

하늘도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 길을 내주지 않겠는가?

지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거침없이 시도하고 이루어 가보라고

그러기 위해 모든 진실이 까발려진 것임을 고개 끄덕이며 이해할 날이 오길 바라며 말이다.

그러니 나는 이제 반대인 마음으로 살고 싶어진다.

누군가에 기대 강해지고 싶지 않다.

더는 그림자 속에 서 있고 싶지 않다.

홀로 굳건히 이 풍파를 뚫고 승리의 깃발을 꽂고 싶다.

매일매일 전부를 쏟아내고, 두 주먹을 움켜쥐고 두 다리로 서서 해냈다는 걸 증명해 내고 싶다.

그게 사실이고 그게 인생이라는 걸 인정하는 게

어쩐지 씁쓸하기도 하다.

살아갈수록 입안도, 인생도 쓰다.

언젠가 그 모든 쓰라림이 달콤함으로 섞이길 바랄 뿐이다.


내가 산다.

내가 한다.

내가 간다.

자꾸 누군가에 기대고 싶을 때면 구호처럼 외치며 나아가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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